금호아시아나그룹이 시장에 내놓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인수후보자들의 예비 실사, 본 실사도 거부한다는 태세다.
대우건설 노조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AC(Acreciti) 개발그룹과 사우디 투자회사 S&C 인터내셔널은 주요 업무 파트너도 시시때때로 바뀌는 우량하지 않는 투기자본"이라면서 "대우건설이 이들에게 팔릴 경우, 투자 자본을 회수하기 위해 구조조정 등을 감행하는 등 대우건설을 부실 기업으로 만들고 급기야 되파는 사태까지 초래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인수의향서를 마감하고 4곳으로 좁혀진 우선인수협상자 예비실사도 노무라증권 사무실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버츄얼 데이터만을 가지고 비밀리에 진행됐다"면서 "건전한 기업이 한 기업을 인수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그 회사의 노조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절차가 아닌가. 모처에서 비밀리에 실사를 진행하는 것이 졸속 매각의 방증"이라 꼬집었다.
노조는 금호그룹이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투기자본을 끌어들이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호그룹은 자신들이 끌어들인 투기 자본과 이면계약을 맺고 대우건설을 위탁경영 하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내고 나아가 경영권을 다시 장악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과거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대신 군인공제회가 투자하고 금호그룹에 경영권을 위임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금호타이어를 다시 인수한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투기자본과 재벌기업, 이를 묵인하는 금융당국이 삼각동맹체제를 맺고 재벌기업의 이익에만 집중해 회사를 부실화 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금호그룹과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재매각의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 인수후보로 선정된 4개 업체에 대한 모든 면면을 공개해 사회적 검증을 거친 업체만이 최종입찰에 참여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4곳으로 좁혀진 우선인수협상자 후보자들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한 다음 이달 말까지 최종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는 자산·정밀 실사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무구조개선,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인수한지 3년 만에 대우건설을 다시 팔게 됐다. 대우건설의 채권단이자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이 3조 원 규모로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