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은 2일 이명박 대통령이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손씻기' 등을 강조한 정례 라디오 연설에 대해 '전파낭비'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역대 라디오 연설중에 최악의 연설이었다"면서 "대체 이런 내용을 말할거면 라디오 연설을 왜 해야 하는지, 거의 전파 낭비"라고 힐난했다. 우 대변인은 "신종플루에 대해서는 네 줄로 '손을 더 자주 씻게 하는 등 생활속에서 작은 위생수칙부터 잘 지켜나가도록 지도해달라'는 말 뿐"이라면서 "그 다음부터는 주로 해외 순방에서 만났던 외국 대통령들과의 추억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에 세종시, 4대강, 신종플루, 전세대란, 고용난 등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닌데 한가하게 외국에 가서 정상들과 나눴던 환담을 가지고 주례연설내용을 채워야 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국민들의 협조가 어떻게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진정성 있게 다뤄달라고 소중한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대통령에게 쓸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아닌가"라며 "이런 연설이라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신종플루가 아이들만의 손씻기로 끝날 사안인가"라며 "행정부처간의 이견으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해 사태를 이 지경으로까지 몰고 와놓고, 대통령은 유감표명 한마디 없이 손만 깨끗이 씻으란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또 "한가하게 여행담을 늘어놓을 요량이라면 그 과정에서 있었던 과오와 실책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했어야 한다"면서 "베트남과의 신경전, 외교통상부장관까지 동원해 해결해야했던 외교적 혼선에 대해 국민은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은 이제 정말 신물이 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종시 문제를 언급하며, " 대통령이 진정 국격을 높이고 국격에 걸 맞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면 보다 솔직해져야 한다"면서 "국정현안을 회피하거나 대리전을 할 생각만 하지 말고, 자신의 의도를 솔직담백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과 대통령이 겉도는 나라의 대통령에게 무슨 국격을 논할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지금 신종플루로 인해 정부가 국가전염병 재난단계를 최고수준인 심각단계로의 격상을 검토하고 있는 처지에 대통령이 기껏해야 손씻기를 말할 때인가"라고 질책했다. 우 대변인은 "지금 단계라면 그동안 정부차원의 미진했던 대응에 대한 점검과 자기반성을 하고 국가적 재난상황에 따른 필요 예산, 중장기적 의료체계 정비, 사망자에 대한 국가적 대책문제 등 종합적인 진단과 처방을 밝히고 국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돌아가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에 계속 빠져 있다가는 국정에서 영원히 손 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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