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안드로이드 열풍이 불고 있다. 애플 아이폰의 국내 상륙이 임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Android)'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시 계획을 알리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이동통신 3사도 내년 상반기 구글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위한 채비를 단단히 갖추고 있어 이제 통신사들간 안드로이드 전쟁이 펼쳐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통 3사 가운데 SK텔레콤은 가장 먼저 내년 1분기 중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0일 "국내 제조업체들과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내년 최대 50여 종의 신규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인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폰을 최소 1종 이상 내놓고, 점차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안드로이드는 지난 2007년 구글이 이통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전세계 30여개 기업들이 참여한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를 결성한 뒤 내놓은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위한 완전개방형 확장플랫폼이다. 소스코드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어 단말제조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 이통사들이 무료로 이용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유의 개방성과 뛰어난 확장성으로 외신과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조만간 절대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의 아성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번은 올해 전체 휴대폰 OS에서 2%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가 오는 2014년에는 17%까지 증가, 심비안(37.0%)에 이어 2번째로 큰 OS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안드로이드폰이 국내 상륙을 앞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항할 강력한 수단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SK텔레콤이 아이폰 출시를 사실상 중단하고, '안드로이드폰'을 내세워 아이폰에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 출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아이폰 출시를 중단한다면 대안책으로 안드로이드폰을 검토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제조업체들과 이통사들 모두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 출시와는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아이폰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이용자환경(UI)과 앱스토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어떠한 콘텐츠와 부가기능을 탑재하고, 그동안 스마트폰의 단점으로 지적되온 UI를 일반폰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관건으로 보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내 아이폰 출시를 위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KT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안드로이드폰 출시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앱스토어인 '안드로이드마켓' 구축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도 내년 2분기 안드로이드폰을 내놓기 위해 국내 제조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뛰어난 확장성과 개방성, 업그레이드 스피드 등이 안드로이드의 최대 강점"이라며 "또한 오픈소스 OS라는 점에서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물론, 많은 IT 관련 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리눅스의 장점을 고루 갖춘 반면 취약한 기술 수준이나 역량 등이 검증되지 않은 등 단점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신뢰성을 검증받는 것이 이미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은 아이폰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