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선관위가 누구 편을 들려다가 국민들 앞에 변명만 늘어놓나, 사전 투표에서 36.93%란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인 20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가 소쿠리 비닐봉지투표로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소쿠리투표 역시 사전투표율과 함께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선관위는 준비 부족이란 사과를 했지만 국민들은 선관위 변명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 투표는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역대 최고치인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기록 경신이 무색할 정도로 선관위의 투표 관리는 부실과 졸속으로 얼룩져 선관위 불신이 하늘 찌른다. 사전 투표일 이틀째인 5일 오후 5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투표가 시작되면서 일부 임시 기표소는 아수라장이 됐다. 유권자들이 기표 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지 못하면서 이곳저곳 승강이가 벌어졌다.   기호 1번이 찍힌 투표용지가 나돌아다니고, 내가 기표한 투표용지가 선거사무원 손에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1950년대 자유당 정권 때 3인조 9인조 부정 선거가 들통이 나 4·19혁명으로 이어진 사태를 상기하면서 고의성이 있는지 아니면 실수인지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이번 사전 투표사태의 심각성은 기표한 용지가 비닐 팩이나 종이 상자, 플라스틱 소쿠리에 담겨 투표함으로 옮겨졌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배달 사고를 의심할 만한 일이다. 선거사무원의 단순 실수라고 하기에는 파장이 너무 크다.  서울의 한 사전투표소의 사례를 살펴보면 유권자 3명이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게 기표 된 용지가 들어 있는 봉투를 받아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부정 선거로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경기도의 한 사전투표소에서는 확진자가 오랜 시간 추위에 떨다가 견디기 힘들어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정말이지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찾기 힘든 일들이 2022년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투표장에서 일어났다. 선관위는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에 사과문을 냈는데 군색한 변명만 되풀이했다. 국민들에게 뭘 잘못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사과문도 "안타깝고 송구하다"는 말뿐이다. 사전에 확진자와 격리자 투표를 위한 투표함을 따로 준비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면피용 답변만 늘어놓아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한 곳의 투표소에 2개의 투표함을 사용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들고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투표함 대신 소쿠리나 종이 상자를 사용해도 된다는 조항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의 준비 부족과 매뉴얼 부재, 졸속 추진이 만들어낸 인재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일에는 사전 투표보다 훨씬 많은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행사하게 된다.   본 투표에서는 다행히 시정됐다고 하나 당일 가보면 안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소쿠리나 비닐봉지에 투표하는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 선관위에 있으며, 선관위의 공정한 투개표관리만이 불신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정부도 투개표 공정관리에 팔을 걷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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