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좋을지. 떠나는 대통령과 새 대통령과 만남이 그렇게도 어려운가.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남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덕담을 나누고 참고될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며 윤 당선인을 압박하자 윤당선인 측은 발끈하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대변인을 통해 윤 당선인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의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오고 간 말들은 갈등의 골만 점점 깊어질뿐 수습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던 만남이 화해의 장으로 둔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곧 물러나는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 만나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 당선인이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른 이들 말은 듣지 말고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데 만남을 앞두고 지금까지 협상은 왜 했나.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각각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을 대리인으로 두고 회동 날짜 등을 조율해왔지 않는가. 알박기 인사,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지명을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진실 공방을 벌여온 게 사실이 아닌가.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은 통상 열흘 안에 만났었지만 두 사람은 최장기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윤 당선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 가려졌던 불씨가 되살아난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만남은 기약이 없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들은 대부분 대선 후 열흘 이내 만났다.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도 모자랄 상황인데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당선인 측에서 엇갈린 말까지 나왔다. 특히 한은 총재 후보 지명에 있어 청와대 측은 윤석열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발표했다고 말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한은 총재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청와대가 안보 공백을 강조하자 당선인 측은 인수위 집무실을 사용하겠다고 맞받은 데서 그대로 멈춰 있다.   당선인 측에서는 주요 부분에서 합의가 안 된다면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날 필요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국방부 청사 이전을 놓고 군 원로인 예비역 장성들까지 찬반으로 갈려 있다. 앞으로 감사위원을 비롯한 또 다른 인사문제가 뇌관으로 불거질 조짐도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한 네 탓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나. 대선 이후 정치권에서는 하나같이 통합과 협치를 강조했다.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은 피부에 와닿는 통합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협상에 나선 참모들이 문제가 있다면 대의를 위해 갈아치워야 한다. 코로나와 치솟는 물가에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에게 면목 없는 행동을 빨리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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