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후보였던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대선 막바지에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양당은 대선 이후 합당까지 약속했다. 이런 찰떡궁합이 벌써 삐걱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 정부의 큰 그림을 그려온 인수위원장이 공식 일정을 취소한 것을 두고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정신없이 인수위 활동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해왔을 뿐이다. 새 정부 내각 발표에서 국민의당 인사가 빠진 데 대한 서운함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각 후보자들이 거의 확정되다시피 했는데, 1,2차 내각 인선 발표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쪽 사람들은 명단에 없었다.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던 대선 전의 약속도 지키기 위해서는 배려가 부족했다. 내각 인선에 있어 과학기술이나 보건 등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몇몇 인사들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인선에는 아무도 반영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안 위원장은 국무총리 후보 물망에도 올랐으나 대승적인 결단에서 양보했다. 인수위원장의 공식 일정 취소 소식을 접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오늘 발표된 후보님들은 최종적으로 그런 여러 가지 점을 고민하고 검토했을 것이라며 원론적인 해명에 그쳤다. 행안부 장관 자리를 희망하다 인수위원직을 사퇴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자리에는, 윤 당선인의 특별 보좌역인 박수영 의원이 새 인수위원으로 투입됐다. 사태는 악화되어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약속했던 공동정부 구성은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분위기이다. 인수위원장은 인선 발표 시각에도 코로나 특위 회의를 주재했다. 2차 내각 인선이 발표되자 안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건물을 빠져나갔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인수위원장의 표정은 당장 공동정부 구상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안 위원장을 설득해 단일화 협상장으로 이끌었던 최진석 교수는 인선을 혹평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 사람들이 그대로 다 돌아왔다"라며, "찔릴까 봐 겁먹고 송곳, 즉 안 위원장을 쉽게 버리려 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공동정부 구성에 균열이 생기면서 남은 인수위 기간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불편한 동거'는 물론 합당 과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인수위원장이 14일 공식 일정을 전격 취소한 것을 두고 말들이 있으나 원인을 찾아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내각 인선 과정에서 패싱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부터다. 위원장직 유지 여부는 물론 향후 공동정부 운영에도 파열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인수위와 안 위원장 측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던 서울소방본부 현장 방문에 불참하겠다고 인수위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을 토사구팽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국민의당과 약속한 합당과 공동정부 구성에 차질이 없도록 백방으로 노력해야 한다. 안 위원장은 내각 인선에 서운함이 있겠지만 국가 미래를 위해 인수위원장이라는 중책 자리를 맡아 많은 치적을 남겼는데 함부로 그 직을 그만두는 경솔한 행동은 없어야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