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 국정 방향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지난 19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18대 인수위와는 다른 점도 있으나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수위가 출범 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아직 국정과제의 개수조차 모르고 있다. 공약의 키 높이를 맞추고 중복된 것을 걸러내는 작업을 했다고 하지만 너무 꽁꽁 싸매고 발표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중앙정부의 공약이 먼저이고 지방의 공약은 시차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인수위는 남은 기간 국정과제 채택과 발표로 잃어버린 존재감을 되찾아야 한다. 지역 공약도 지역균형발전과 국민통합 차원에서 접근하기 바란다. 인수위는 새 정부 국정과제는 모두 100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8일 2차 국정과제 선정 작업을 마친 인수위는 1차로 106개 과제를 추렸고 조율을 거쳐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과제를 정리했다.
최종 선정된 과제는 내달 초 윤석열 당선인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빠지고 통합되고 쪼개는 과정 등을 거쳤다. "100여개 선에서 최종 정리 중"이지만 실천과제는 500~600개 선이 될 전망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나열식으로 '100대 과제' 이렇게 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바 있어 지난 18대 인수위와 19대 국정기획위와는 차별점을 보인다. 19대 국정기획위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비전을 내세우며,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5대 국정목표를 수립했다.
각 국정 목표별 20대 국정전략 아래 17만535건의 국민 정책제안을 반영해 100대 국정과제를 만들고 487개 실천과제를 선정했다. 반면,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는 출범 한 달을 맞았지만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은 "인수위 본연의 업무인 국정철학과 국정과제 정리에 대해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 "고 자평했다. 위원장 말대로 인수위는 큰 논란이 없었지만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한 이슈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밑그림을 짜는 위치인데 존재감은 미미했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조용한 한 달이었다.
인수위의 임무는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의제를 설정해 국정의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국정 현안을 찾아내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정책들을 다시 한번 검증해 확정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방향이 도대체 뭔지 인수위는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적 관심사인 부동산 정책이나 연금개혁 등은 대통령 취임 이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나마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한 것과 지자체장의 관사를 폐지한 것이 관심을 끌었다.
인수위는 남은 기간 국정과제 채택과 발표로 잃어버린 존재감을 되찾길 바란다. 지역 공약도 지역균형발전과 국민통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민통합 5대 시대 과제실천과 국정 목표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도록 획기적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