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텔과 애플, 구글 등 주요 ICT업체를 방문하고, 와이브로 세계 확산 방안과 인터넷 본인확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상임위원이 지난 4일 인텔을 방문하고, 스리램 비스와나탄(Sriram Viswanathan) 인텔 아키텍처 그룹 부사장과 시아바쉬 알라무티(Siavash Alamouti) 인텔 모바일 부문 CTO와 면담을 가졌다고 6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상임위원은 와이브로 세계 확산을 위한 국제 공동보조, 다양한 와이브로 단말 출시를 뒷받침할 칩셋 개발확대 등 우리나라 업체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며, 비스와나탄 부사장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알라무티 CTO는 인도가 최근 와이브로 주파수로 80㎒(20㎒ x 4)를 2.3㎓와 2.5㎓ 대역에 확보, 내년 1월 경매에 들어가고, 브라질도 적극적인 사업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하면서 인도, 브라질 등에서 와이브로 상용화를 위해 한국정부와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통신학회인 '컴삭(ComSoc)'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비스와나탄 부사장은 콤캐스트(Comcast)가 와이브로 투자에 적극적이며, 미국의 와이브로 업체인 클리어와이어(Clearwire)가 최근 유치한 40억 달러를 포함해 총 72억 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미국내 와이브로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스와나탄 부사장은 이에 따라 "지금이 한국의 통신업체가 미국 와이브로 사업에 투자할 적기"라며 "내년 1월 한국을 방문해 한국 통신업체와 본격적으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상임위원은 애플을 방문, 버드 트리블 애플 부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이 제공하는 글로벌 모바일 테스트베드를 신제품 개발시 적극 활용해 다양한 신기술을 한국 내에서 적용해 볼 것을 권유했다.
매킨토시 초기 개발자이기도 한 트리블 부사장은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답하면서, "앱스토어의 성공요인은 개발자의 이익을 기존에 비해 획기적으로 확대하고(70%),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디버깅 환경을 매킨토시와 똑같이 구현함으로써 개발환경을 단순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트리블 부사장은 "아이폰 개발 시 두 가지 목표가 있었는데 첫째는 스티브 잡스의 지시로 단말기의 버튼을 모두 없애는 것이었고, 2번째는 매킨토시 운영체제(OS)를 아이폰에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아이폰에서 인터넷을 데스크 탑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애플에 이어 구글로 자리를 옮긴 이 상임위원은 한국의 구글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켄트 워커 법률담당 부사장에게 우리나라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해 설명했다.
이 상임위원은 "본인확인제는 한국에서 5년간에 걸쳐 사회적 논의와 만장일치에 가까운 국회 의결을 통해 만든 제도"이며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악성 댓글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들도 한국 수준의 인터넷 환경을 갖추게 되면 유사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고, 이때에는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글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함에 있어 각국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접근할 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워커 부사장은 한국의 본인확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대할 수 있었다면서, 추후 회사내 임원들 및 미국내 관련 인사들에게도 그 내용을 알리겠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이 상임위원은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인과의 만찬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 상임위원은 만찬에서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한국과 미국의 기업을 연결하는 거점이 돼 달라고 당부하면서, 와이브로가 미국에서 순조롭게 정착하여 세계 확산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상임위원은 "이번 하와이 및 실리콘밸리 방문을 통해 파악한 사항을 향후 통신정책에 적극 반영해 와이브로의 세계 확산, 무선인터넷 활성화, 4세대(4G) 글로벌테스트베드 구축, ICT 연구개발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 등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상임위원은 실리콘밸리 방문에 앞서 하와이에서 개최된 'IEEE GLOBECOM 2009' 행사에 차기회장 자격으로 참석, 세계적인 통신분야 석학들 및 주요 글로벌 ICT 업체 인사들과 미래 통신 트렌드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