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중재안을 제안 당일 바로 수용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소수 야당으로서 '드루킹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을 단식으로 특검을 끌어낸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협상 능력이 새롭게 조명된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 였던 2018년 5월 115석 안팎의 소수 야당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소수 야당(113석)의 악조건 속에서도 최다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을 상대로 투쟁에서 이겼다. 의석수에 열세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드루킹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을 기어코 끌어냈다. 권 원내대표의 무기력함은 이번 중재안 협상에서 평가됐다. 당시 야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업은 상태에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두 원내대표가 보여준 대여(對與) 대처 능력이 너무나 비교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두 사례를 비교해보면, 제반여건과 분위기는 오히려 김 전 원내대표 때가 훨씬 열악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네이버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은 2018년초 경찰 수사를 통해 윤곽이 드러났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하면서 대여 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우선 같은 해 4월 27일 판문점 일대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정부여당 지지도가 올라갔고, 다른 이슈는 묻혔다. 이어서는 지방선거 정국이 시작됐다. 당시 상황을 회고하는 온라인 여론 중에서는 "보수 우파가 설 땅이 없었다"라는 진단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그해 5월3일 국회 본관 앞에서 텐트를 치고 홀로 노숙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여러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단식 농성장 인근에 CCTV를 설치해 김 원내대표가 제대로 단식하는지 24시간 감시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고, 그가 있는 농성장으로 피자와 치킨이 배달되기도 했다. 3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그의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에 비해 권 원내대표는 여론을 등에 업고 있었다. 이달 중순부터 주요 여론조사에서 검수완박 반대 여론이 찬성에 비해 적게는 10%포인트 차이, 많게는 더블스코어로 더 나왔다. 민주당은 내부에서마저 비판이 터져나오며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낸 당일 곧바로 수용했다.
권 원내대표가 사인한 검찰의 6대 범죄 수사 범위 중 한시적으로 부패와 경제 수사만 남겼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일선 검사들은 만족한다", "사건 총량을 따지면 0.1%의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개시를 (검찰이) 못하게 된 것", "특수부 이외의 검사들은 업무방식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아무런 혼란이 없다"는 등 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게시판을 비롯한 온라인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권 원내대표는 24일 태도를 바꿔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의석수 부족'을 거론했다. "실망하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 의석수가 부족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진퇴양난이다. 민심 수습은 지도부 총사퇴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