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대학교는 학생회비 일시납으로 인한 학생부담을 없애기 위해 학부(과)별 학생회비 징수를 금지하는 등 조치를 취한다고 14일 밝혔다.
경일대에 따르면 학과행사에 사용되는 학생회비는 전 학년이 매년 연회비를 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신입생만 4년 치 20만~30만원을 일시에 내는 것으로 바꾼 후 20여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생회비 미납자가 늘고 학생행사 참여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종의 편법으로 신입생에게 전액을 걷어 온 것.
학생회비 납부가 자율적이지 못하고 일부 대학에서는 미납자 실명을 게시판에 공개하는가하면 사용내역에 대한 감사도 미흡,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경일대는 대학가의 오랜 악습인 학과학생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대학 최초로 ‘학과학생회비 징수 금지와 대학차원의 학과행사 지원금 확대’ 등을 주요골자로 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입학 전 가정통신문을 신입생 가정에 발송해 등록금을 제외한 어떤 비용에 대한 청구도 없음을 학부모와 신입생에게 공지하기로 했다.
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입학식과 통합, 간소화해 오리엔테이션 참가비도 없앴다.
입학 후에도 MT나 체육대회 등 행사에 실제로 참가하는 학생 외에 회비를 걷는 일은 일체 금지시키기로 했다.
대신 학과행사비를 학과별 재학생 수를 기준해 대학에서 직접 교비지원을 하고 정산서를 받을 계획이다.
대학 측은 이를 통해 학과행사가 투명하게 진행되고 낭비로 흐르지 않도록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행사 기획단계에서부터 학생지도를 통해 내실 있는 행사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늘려 학생행사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금액의 사용처를 명확히 하고 자금집행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학생대표들도 지난 7일 중앙간부대표회의를 통해 대학 측의 학과학생회비 근절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결정하고 3월부터 자발적으로 학생회비 징수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정현태 경일대 부총장은 "제도가 정착 되면 신학기마다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던 학생회비 관련 마찰이 깨끗이 사라지고 학과행사가 투명하게 진행돼 음주와 낭비 일색의 대학문화가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학생회비의 주 사용처인 MT나 체육대회에 대해서는 참가자 회비 부담이 늘어나 실제 참가자가 줄어들 수 있으나 참가비를 낸 사람만이 그 금액만큼의 수혜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행사마다 학교 교비를 지원해 연차별로 차등을 주며 점진적으로 학생 부담 분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경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