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내달 1일 개성공단 3통(通)문제 해결과 북측 근로자 기숙사 건설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 이틀째인 20일 개성공단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다음날인 21일 오전 이같이 합의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평가회의 단장인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측은 우리 대표단이 서울로 출발하기 직전 인사차 만난 자리에서 우리측이 제의한 2월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회담 의제와 관련, "출발 직전 북한이 회담 개최에 동의해 의제 문제는 충분히 얘기하지 못했다"며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를 실무회담에서 또 꺼낼지 여부는 지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일 회의에서 우리측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단계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 우선 첫 실무회담에서 통행·통관·통신 등 3통(通)문제 해결과 북측 근로자 기숙사 건설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측은 남측이 제안한 의제 외에 북측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가 반드시 실무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결론 도출에 진통을 겪었다.
이에 남측은 이날 오후 10시 4차 접촉을 끝내고 귀환하려고 했지만 북측이 추가 접촉을 제의, 자정을 넘기며 5차 접촉까지 벌였다. 결국 남북은 21일 오전 회담 개최에 최종 합의하고 의제 문제는 미정으로 남겨두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 열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는 우리측이 제안한 3통(通)문제 해결과 북측 근로자 기숙사 건설 문제 외에 북측의 임금인상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영탁 대표는 임금인상 문제와 관련, "북측은 국제적 물가상승과 최저생계비에 맞춘 임금인상을 제안했다"며 "우리측은 생산성이 임금결정 기준인데, 북측의 생산성은 경쟁공단 보다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개성공단 토지임대료 인상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며 "이밖에 금강산·개성관광 실무회담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6개월여만에 재개됨에 따라 3통(通) 문제를 비롯한 개성공단 관련 현안에 대한 논의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임금인상 문제의 의제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다음달 실무회담은 의제를 정하는 문제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남북은 평가회의에서 지난해 12월 중순에 진행했던 해외공단 공동시찰 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개성공단 발전 방향과 공동해결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 진지하고 실무적 자세로 임했으며,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평가회의는 19일~20일 양일간 진행됐으며 우리측에서는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 등 9명이,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 10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