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이 화마에 휩싸인 지 2년 만에 본 모습을 찾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문화재청은 화재 2주년인 10일 오전 숭례문 현장에서 숭례문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착공식을 열었다. 이건무 청장과 나경원 국회의원, 신응수 대목장, 시민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청장은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이전의 모습으로 숭례문을 복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늘 그 첫 삽을 뜨려 한다”며 “지난 화마로부터 입은 숭례문의 상처를 치유하는 첫발을 내딛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 간의 복원 준비 경과보고가 이어졌다. 성균관석전보존회는 복구공사 착공을 천지신명에게 알리는 의식인 고유제를 치렀다. 중요무형문화재 대금산조 보유자인 이생강씨는 숭례문 복구 기원 연주를 들려줬다.
숭례문 복원을 담당하는 신응수 대목장 주도 아래 아직 해체되지 않은 숭례문 누각 상단을 가로지른 부재인 평방(平枋)을 해체하는 시연을 끝으로 착공식은 마무리됐다.
이 청장은 “기본적으로 숭례문은 화재 이전의 상태로 복원할 것”이라며 “성벽은 일제가 회칠하기 이전 상태로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화재로 훼손된 숭례문은 물론 일제강점기 때 잘려나간 양측 성곽까지 일부 복원할 예정이다. 성곽은 훼손 전의 사진 등을 바탕으로 동쪽 성곽은 남산 쪽으로 88m, 서쪽 성곽은 대한상공회의소 쪽으로 16m를 복원한다. 올해는 동측 성곽 일부를 복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숭례문 바로 옆에 도로가 인접해 있어 성곽 복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청장은 “관계 당국과 협의 아래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문화재청이 지난 2년간 숭례문 복구를 위해 여러 고증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숭례문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아 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복구하겠다”고 전했다.
숭례문 복구는 전 과정이 전통방식으로 이뤄진다. 복구에 쓰일 기와, 철물 등이 전통방식으로 제작되며, 나무와 돌 등 재료를 다듬는 데도 현대식 도구가 아닌 전통도구를 사용할 계획이다. 석수, 목수 등 현장 인부는 한복 차림으로 작업한다.
신응수 대목장은 “현대식 기계가 많이 나왔지만 전통 도구를 가지고 전통 기법대로 복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손수 땀을 흘리고 공을 들이며 장인의 혼을 담아내겠다”고 다짐했다. “화재 현장에 남아 있는 쓸 만한 나무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10일 오전 숭례문 복구현장에서 복구공사 착공식 전 공개된 숭례문에 화재 흔적이 남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