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11일 야당들의 총리해임건의안 제출 움직임과 관련, "총리를 하기에 자질이 부족하다는 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인건에 대해 당사자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수정법안의 4월 통과를 전제로 조건부 용퇴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세종시안이 통과되면 용퇴하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세종시안이 통과 안 된다면 어떻게 되느냐, 통과되면 어떻게 되는냐는 조건 속에서 내 앞날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어떤 자리를 추구해온 일도 없고, 어떤 자리에 연연해 오지도 않았다"며 "세종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충청지역 방문에서는 '세종시 건설본부장'이라도 하겠다는 말도 했었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법안 국회 처리 전망에 대해서는 "사실 2월에라도 처리해줬으면 하지만 2월은 힘들고, 3월은 국회가 안 열리니 4월에 했으면 좋겠다"며 "6월은 지방선거가 있어 4월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과 긴밀히 소통해 4월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 정당 대표를 만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며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이전 예정 지역에 들어오는 기업 및 대학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고, 사업장기 표류로 인한 비용확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반기까지 세종시 수정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잘못하다 세종시 문제가 영구 미제가 될까 걱정이다"며 "국회 제출 시점에 김형오 국회의장과 여야 정당 대표를 직접 찾아뵙고 논쟁이 아닌 논의의 시간도 가져볼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총리는 "발전안이 원안에 비해 국가 미래 측면이나 충청권 발전에 훨씬 나은 대안이라는 것을 정치권에도 꾸준히 알려나가겠다"면서 "앞으로 여당 의원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만나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부터라도 야당 의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얻으면 수정안이 통과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세종시 수정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는 상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정 총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강도론'관련 발언과 관련, "대통령이 말한 '강도론'은 대내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력의 결집과 화합의 중요성을 의미한 것이라고 본다"며 "박 전 대표의 진의는 모르겠으나 집안 사람이 강도로 돌변한다는 것은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가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세종시 수정안 국회 통과를 위해 박 전 대표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고, 따라서 현재로서는 내가 대화를 주선할 힘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박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도가 들었는데 집안 싸움하고 있으면 망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사진설명)=정운찬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