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화 가치·원자재 가격·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3고 현상'이 예년에 비해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3고현상에 따라 우리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6일 '신(新)3고와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히고 "신3고 현상에 따른 수출감소 및 수익성 악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원화가치 절상은 기업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연결되고 원자재 가격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여 수익률 저하로 연결된다"며 "금리상승도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을 상승시켜 수익률을 저하시키고 투자 및 소비 수요도 위축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가치는 지난해 3월에 근저점을 기록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 올 1월 중순까지 40.5% 상승했다"며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평균 1276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평균 1100원으로 원화가치가 16% 절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원유가격은 올해 평균 83.9 달러로 전년 대비 35.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도 올해 중 자산가격 거품 등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인상하는 등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와 관련해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와 정부 부채의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해 소비수요가 위축되고 기업 매출 및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기업은 연간 5조6000억 원, 가계는 1조3000억 원의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가 1% 상승할 경우 예상되는 연간 이자상부담 증가액에서 연간 이자수입 증가액을 뺀 수치를 '연간 순 이자부담액'으로 계산했다.
기업 이자부담액은 예금취급기관 기업대출 664조 원, 이자수입은 기업 장기저축성예금 105조 원을 기준으로 추정했으며 가계의 경우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3분기 말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647조 원, 이자수입은 가계 장기저축성예금 521조 원을 기준으로 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 대출에 대한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하면 다른 여건이 동일할 때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며 "올해 초 국내 금리는 정책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으나 물가상승이나 부동산 및 자산시장의 거품현상이 우려될 경우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신규 대출이나 기존 대출 중 변동금리 적용분에 대해 이자부담이 증가해 투자 및 운용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다"며 "회사채 신규발행을 위한 이자율이 상승하면 투자를 위축시키는데 이는 다시 내수 감소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에 대비해 주요 원자재 수출국 등 신흥국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상승에 대비해 부채 비중 감축 등의 노력을 통해 이자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금리인상 시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으므로 가계는 주택담보대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