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총리공관 현장검증을 시작으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재판 3라운드가 시작된다. 현장검증에는 한 전 총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형두), 변호인단, 변호인단에서 신청한 증인 3명과 검찰에서 신청한 증인 2명이 참석한다. 총리공관 행해지는 첫 현장검증에서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건네주기 위해 5만 달러가 든 봉투를 의자에 두고 왔다는 오찬장을 중심으로 오찬을 시작하기 전 공관에 들어서 오찬 후 나갈 때까지 동선과 당시 상황을 파악한다. 변호인단은 19일 한 전 총리의 수행비서 강씨, 의전비서 조씨 외에도 6차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재임시절 손님들보다 늦게 오찬장을 나온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중요발언을 한 경호원 윤씨를 추가로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경호원 윤씨가 검찰조사와 다른 발언을 해 당시 한 전 총리의 경호를 맡았던 경호원 4명을 다시 불러 조사한 결과 검찰 조사와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며 팀장을 비롯한 경호팀 4명을 증인으로 선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현장검증 날짜가 임박했고, 총리공관 측 입장도 있어 4명 모두를 추가 증인으로 하긴 어렵다"며 경호원 4명 중 2명만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재판 1주차에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직접 돈봉투를 건네주지 않고 오찬장 의자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해 재판의 흐름을 바꿔놨다. 2주차에는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곽 전 사장의 처 김모씨, 전 청와대 인사수석, 골프숍 직원, 전 대한통운 서울지사장, 오찬을 준비했던 호텔업체 직원, 곽 전 사장의 운전기사, 한 전 총리 재임시절 경호원, 수행비서, 의전비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강 전 장관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인사청탁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전 청와대 인사수석 역시 "한 전 총리가 재임 중 특정인을 공기업에 추천한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공소시효가 끝난 2002년 한 전 장관이 여성부 장관 재임 당시 곽 전 사장에게 998만원 어치의 일제골프채세트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골프숍 직원은 곽 전 사장이 어떤 골프채를 구입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전 대한통운 서울지사장은 자신이 갖다준 수표로 곽 전 사장이 골프채 대금을 치렀는지 여부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했다. 특히 6차 공판이 열린 18일 재판부가 사실상 검찰에 공소장을 손질하라는 권유를 하고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뇌물공여자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진술을 번복한 점을 지적한 뒤 "공소장에는 돈을 건네줬다고 했는데, (의자에 놓고 나왔다고 수정하는 등) 공소장 특정여부를 검토해 보라"고 검찰에 권유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건네줬다'는 표현에 '의자에 놓고 나오는 방법으로 건네줬다'라는 것이 포괄적으로 포함됐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이는 테이블에 돈을 놓고 나온 것, 다른 사람을 통해 건네주는 것이 모두 포함되는 표현으로 특정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부의 권유에 앞서 변호인이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곽 전 사장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방법을 특정하지 않고 '건네줬다'라고 표현했으며, 여기에 건네주는 방법이 포괄적으로 담겨있어서 공소사실을 변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이날 "현재까지 공소장을 변경하기로 확정적인 방침을 세우지 않았다"며 "공소장 변경의 필요성이 있는지 계속 검토하면서 향후 공판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3주차 재판에서는 총리공관 현장검증 이후 언론인 곽영길씨(24일), 정세균 의원,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26일)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 전 총리의 재판은 3월 넷째주 피고인 신문, 의견 진술 및 변론 종결을 끝으로 이르면 내달 9일 선고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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