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투자은행(IB) 관련 수익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농협경제연구소 송두한 수석연구원이 작성한 '국내 은행의 IB사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증권과 외환거래 등 은행의 비이자부문 수익은 2002년 23%에서 2005년 39%, 2007년 42%, 2009년 73%로 7년새 3배나 증가했다. 은행의 파생상품 거래규모 역시 지난해 5873조 원으로 2007년 1991조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수익 비중은 2002년 69%에서 2005년 57%, 2007년 54%, 2009년 25%로 급감했다. 송 연구원은 "2000년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은행 중심 금융시스템에서 시장 중심 시스템으로의 구조전환이 진행됐다"며 "기업의 자금조달구조를 보면 은행을 통한 간접금융의 역할은 축소되고 있는 반면 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의 역할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의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한자금조달 규모는 지난해 3/4분기 83조 원으로 은행의 신규대출 규모24조 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기업의 국제금융을 통한 외화자본조달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사회 전반에 걸친 탈규제화 흐름은 외형 확대를 통한 은행 간 대형화 경쟁을 심화시키고, 은행의 증권화, 겸업화 등에 따른 상업은행의 업무영역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송 연구원은 "은행 IB부문의 이익기여도는 미미한 실정"이라며 "은행의 투자은행 부문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은행부문의 사업리스크는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스크 확대 원인으로 ▲상업은행의 틀 안에서 IB업무의 선택과 집중 문제 ▲CB(상업은행)와 IB 프로세스(심사, 리스크관리, 의사결정 등)간 충돌 ▲은행과 금융계열사간의 IB업무 중첩 ▲IB부문의 은행사업에 대한 익스포저 확대에 따른 은행건전성 문제 등이 지적됐다. 송 연구원은 "미국의 볼커룰 논의로 인해 상업-투자은행 간 업무 구분을 강화하는 규제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와 같은 수준의 규제 강화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미국의 금융규제안이 가져올 글로벌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국내 은행의 IB사업 운영체제에 대한 전략적 검토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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