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의 전체 매출 중 우리(포스코) 물량이 25% 가량 차지하고 있어 수직계열화로 인한 시너지 창출 효과가 크다. 앞으로 (인수전이)잘 될 것으로 본다” 포스코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 경쟁사인 롯데보다 인수가격을 1000억 원 가량 높은 금액을 써 냈기 때문이다. 10일 포스코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한 대우인터내셔널 본입찰 마감 결과 포스코는 매각 지분 68.15%에 해당하는 2조4300억 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40%가량을 더한 3조4000억 원대를, 롯데는 3조3000억 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 항목 중 인수가격 배점은 100점 만점에 67점 가량이다. 대우건설 매각 당시와 달리 가격이 승부처인 상황에서 1000억 원 가량 더 써낸 포스코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포스코는 비가격 평가 항목인 경영능력, 인수 뒤 발전 가능성, 자금조달 능력, 재무구조, 투자 여력 등에서도 롯데에 뒤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순 없지만, 시장의 예상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덧붙인 가격을 써 냈다. 내부에서도 대우인터 인수를 위한 적정 가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가격 고심‥시나리오 3가지나 사실 포스코는 본 입찰 마감 직전까지 인수 가격을 놓고 깊은 고민을 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 많으면 경영에 무리를 주게 되고, 적으면 경쟁사에 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고심의 또 하나 이유는 M&A 실패 경험이다. 지난 2008년 GS그룹과 손잡고 뛰어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뜻하지 않게 쓴 맛을 봤다. 입찰 마감 몇 시간 전에 GS그룹이 가격을 문제 삼아 도중하차하면서 ‘지붕’만 쳐다봐야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M&A 경험이 많은 롯데그룹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걸리는 부분이었다. 상대의 속내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자칫 실기할 경우 인수 의향을 강력히 표시해 온 정준양 회장의 향후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본입찰 마감 직전까지 금액을 놓고 (정 회장의)고민이 많았다. 3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심도 깊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일단 포스코가 가격부문에서 롯데에 앞선 만큼 대우인터의 새 주인을 결정하는 것은 매각 주관사의 몫으로 넘겨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격 등에서 현재까지 비교우위를 점한 포스코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LIG투자증권 변종만 연구원은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는 필요선(必要善)”이라며 “대우인터의 철강재 유통과 해외 자원개발사업 경험을 활용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풍부한 자금력과 연관사업 확장이라는 점에서 ‘승자의 저주’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인수 재도전 여부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참여할지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이번 인수에 전력을 다한 후 회사 여건 등을 고려해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제안서 검토를 거쳐 이르면 14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본 계약은 최종협상이 마무리되는 7월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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