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연산 30만대 규모의 현대차 중국 베이징 3공장 건설에 대해 중국 정부의 허가가 곧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2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베이징 3공장 건립허가가 곧 나올 것 같다. 다만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올해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작년보다 18% 신장한 547만대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라며 “중국 시장에는 현지 공장을 통해 100만대 이상을 생산·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바오 총리에게 “향후 중국 고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베이징 현대 제3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만큼 정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원자바오 총리는 정 회장의 요청에 “중국 정부는 내수를 진작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세금을 50% 감면했다”며 “중국에서 내수를 진작하면 한국 기업의 수출이 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차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현대차가 베이징 인근에 3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 내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판매목표를 100만대로 확정했기 때문에 3공장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각각 57만309대와 24만1386대 등 총 81만1695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이보다 23.2% 상승한 총 100만대(현대차 67만대, 기아차 33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단일 해외국가에서 100만대를 목표로 삼은 것은 중국시장이 처음이다. ◇일본차 저가공략에 내수시장 수성책 마련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8억 달러 가량을 들여 베이징 인근에 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지 선정과 중국 정부의 승인 문제 등으로 착공이 미뤄졌었다. 완공 시점은 2011년 말이었다. 또한 정 회장은 최근 일본차 메이커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값을 낮추는 것에 대해 “현대차도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 지 분석을 잘 해야 한다”며 내수시장 수성 전략을 마련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미 일본차들은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부터 차값을 낮춰 들여오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신차를 내놓으며 다양한 첨단 편의사양을 곁들여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차와 국산차 사이에 가격 격차가 크게 좁혀진 상황이다. 최근 현대차가 제네시스 가격을 100만 원 내린 것도 일본차들의 저가공세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중대형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신형 쏘나타 2.4의 풀옵션 가격은 3257만 원이다. 하지만 경쟁차인 닛산 뉴 알티마는 3390만 원, 토요타 캠리는 3490만원에 불과하다. 대략 133만 원에서 233만 원 차이밖에 지지 않는다. 신형 쏘나타 수요가 빠르게 일본 수입차로 옮겨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수입차 업계는 최근의 저가 정책과 대형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시장 규모가 7%대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2분기 판매 전망에 대해 “잘 될 것 같다. 3분기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며 판매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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