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3.25%포인트 내린 후 16개월째 동결을 유지했다.
금통위의 이런 결정에는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이 수시로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그 영향이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미칠 위험이 잠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는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4월중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은 증가세를 지속했고, 일본도 1분기 GDP성장률이 4.9%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중 소매판매, 수출 및 광공업생산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유로지역도 1분기 GDP성장률이 0.8%로 전분기보다 개선됐지만 5월중 경기체감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국내 경기의 회복세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 향후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 및 소비·설비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중 소매판매 및 설비·건설투자는 전월보다 감소했으나 수출 호조, 재고 증가에 힘입어 제조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대비 0.1%, 서비스업 생산은 0.2% 증가했다.
고용도 안정된 모습이다. 5월중 취업자수는 전월대비 17만 명 늘어나 지난해 6월(20만 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률은 3.2%로 크게 낮아져 2008년 9월 리먼사태 직전 수준(3.2%)을 회복했다.
특히 수출이 활기를 띄었다. 5월중 수출은 395억 달러로 2008년 7월(410억 달러)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높았으며 일평균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351억 달러로 전월(354억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3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부담이 불거지고 있지만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올 3분기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