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오는 26~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릴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공식 시사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해졌다"며 "위안화 환율 체제 개혁과 유연성 확대를 보다 더 진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 단행을 사실상 예고했다고 해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적으로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고 내부적으로 물가 안정과 소비시장 성장 동력 재충전을 위해 위안화 절상 카드를 꺼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팀장은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우호적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으로 원화 등 아시아 통화가 동반 절상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폭은 연내 3~5%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아시아 통화 절상 압력도 예상만큼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여전히 남아있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도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켜 원달러 환율의 급락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박 팀장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중국 소비시장 활성화와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물가 상승과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이번 조치 이후 다소 안정을 찾으면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상당부문 희석된다. 단, 유럽발 재정위기가 다시 확산될 경우 금융시장에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도지면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대유럽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위안화 절상에 기대 한국에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유럽 재정위기 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위안화 절상을 앞두고 국내 업종별 영향을 예상했다. ▲철강 = 위안화 절상 시 단기적으로 국내산 철강의 가격경쟁력이 중국산 철강에 비해 강화된다. 수혜주는 포스코 등 철강업체 전반이다. ▲자동차/부품 = 위안화 절상 시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업체의 이윤이 늘어난다. 중국법인 지분법 이익도 기대된다. 수혜주는 현대모비스와 중국 녹다운수출방식(CKD)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다. ▲게임 = 중국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라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강화된다. 구매력 강화는 게임비용 감소 체감효과를 낳고 이에 따라 게임업체 매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수혜주는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다. ▲화장품 = 위안화 절상 시 중국 내수 진작으로 화장품 수요가 늘어난다. 국내 화장품업체는 환율효과까지 볼 수 있다. 수혜주는 중국진출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웅진코웨이다. ▲음식료 = 위안화 절상 시 음식료업종 영향은 크지 않다. 국내 음식료 업체 대부분이 내수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 원재료 또한 미국과 남미 등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조달하고 있다. 단 중국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오리온과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원양자원은 환율 변동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다. ▲정유 = 중국이 석유제품 순수출국으로 전환한 상태라 위안화 절상이 역내 수급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단 위안화 절상보다는 정제마진 변화와 중국 내 석유가격 변화 등이 더 중요한 요인이다. ▲화학 = 위안화 절상 시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석유화학제품이 사업경쟁력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특히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내수수요가 증가한다면 국내업체 화학제품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단 석유화학제품의 역내 수급상황에 따른 마진 변화가 국내 화학업종 기업의 실적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유통 = 위안화 절상은 중국 경제성장 방향을 수출에서 소비로 이동시킨다. 중국 내수 증가는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유통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낳는다. 수혜주는 현재 중국에 유통 자회사를 두고 있는 롯데쇼핑(타임스, 이하 자회사명), 신세계(중국이마트), CJ오쇼핑(동방CJ) 등이다. ▲반도체 = 반도체 수출은 대부분 달러 결제방식이다. 게다가 장비나 소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국내 반도체 업체 수도 매우 적다. 이 때문에 위안화 강세가 한국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단 위안화 강세로 중국업체들의 달러 결제능력이 개선되는 점은 호재다. ▲디스플레이 = LCD(액정화면) 수출은 대부분 달러 결제방식이다. 이 때문에 위안화 강세가 한국 LCD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중국 내 LCD 텔레비전 소비 증가는 호재다. ▲전기전자 = 국내 전기전자업체들은 중국 매출 대비 생산 및 조달 비중이 훨씬 크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 시 생산 및 조달 비용 증가로 원가가 상승할 수 있다. 단 중국 내수 성장에 따른 중국 매출 급증은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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