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와촌면 계당리는 영천시 금호읍과 경계를 이룬 경산시의 남쪽 마을이다. 1990년대 경산군이 경산시로 승격되기 이전에는 와촌면에서 계당리가 가장 큰 마을이었다. 현재 영천시 금호읍의 시외버스 정류장을 포함한 일부가 계당리에 속할 만큼 면적도 넓었다. 현재 254세대 456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계당리는 계당1리에는 오랜 세월 이곳에서 살던 주민이 대부분이고 계당2리에는 외지에서 유입한 주민들이 상당수가 된다.계당리는 경산시 하양읍까지 4.5㎞ 떨어져 있고 버스로 불과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또 영천시 금호읍까지는 3㎞ 정도로 걸어서도 왕래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주민들은 하양읍의 병원과 시장을 주로 이용해 하양 생활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계당1리의 주민은 아직 농업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이 마을의 농가는 약 50가구에 이른다. 그중 60%는 포도농사를 짓고 나머지 40%는 계당리의 넓은 들판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다.포도농사를 짓는 농가는 대부분 머루포도를 생산한다. 머루포도는 포도송이가 크고 알이 많이 달리며 산도가 낮고 당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계당리는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높은 기후적 특성으로 머루포도를 재배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머루포도의 평균 당도는 22브릭스에 이를 정도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원래 머루포도는 경산시 남천면에서 가장 먼저 재배됐고 영천시 금호읍과 계당리가 뒤를 이어 재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계당리는 우리나라 머루포도의 가장 대표적인 산지 중 한 곳이다. 계당리 포도농가는 머루포도 외에도 샤인머스캣과 캠벨도 생산하고 있다.계당1리는 현재 노령화가 극심하게 진행된 마을이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 중 50대는 단 1명뿐이고 60대에서 80대까지 고령층이 아직 논과 밭을 지키고 있다.
계당2리는 금호읍과 잇대고 있어 비교적 상업이 발달돼 있다. 식당과 상점이 골고루 자리잡고 있고 대구나 인근 도시에서 이주해 온 젊은 주민들도 많은 편이다. 또 공단과 농가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계당리 주민들은 와촌면 서부지역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고 말한다. 서부지역인 음양리와 신한리는 자두, 복숭아 등을 재배하는 과수농가가 많아 농가소득이 높고 계당리는 최근 벼농사 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 포도농사를 짓기 시작해 아직 소득이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것이다.
배용환(82) 계당1리 노인회장은 “1960년대에는 계당마을에서 벼농사를 많이 지어 쌀밥을 먹을 수 있었고 서부보다 나은 생활을 했지만 1980년대 이후부터 역전된 것 같다”며 “청통천을 중심으로 마을을 가꾸고 정돈한다면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고 살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영윤(72) 계당1리 이장은 “대구나 인근 대도시 사람들이 계당리로 귀농, 귀촌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김 이장은 “아직 계당리는 지가가 그리 높지 않고 농지로 활용할 유휴공간이 충분할뿐더러 대도시와 가까워 정착하기에 최적지”라며 “외지인들이 계당리로 귀촌한다면 마을 주민들이 모두 반기고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지인들이 정착해 살아가는 데 조건이 잘 갖춰진 마을이라는 점은 계당2리 주민 분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30년 전에는 불과 10여 세대에 불과하던 계당2리는 현재 104세대에 이르며 대부분 외부에서 유입된 주민들이다. 경산시의 중심인 하양읍은 물론이고 대구까지 40분, 영천까지 20분, 경주까지 35분 걸리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한 계당리는 외지인들이 정착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랴오닝성 푸순시 출신의 결혼이주민 시금홍(45)씨는 계당리에 정착해 농사를 지으면서 성공한 주민으로 꼽힌다. 10년 전 계당리에 정착한 시금홍씨는 현재 약 1000평 정도의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처음 이 마을에 정착했을 때부터 마을 주민들이 따뜻하게 보살펴 줬고 마치 친척처럼 편안하게 보듬어줬다”며 “그 덕에 아무런 걱정 없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지금은 계당리의 당당한 주민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계당리는 전현옥 외촌면장이 부임하고 나서 상당 부분 달라지고 있다. 김영윤 이장은 “1년 6개월 동안 이장직을 수행하면서 마을에 필요한 것을 와촌면에 요구하면 전현옥 면장이 모두 지원해 줬다”며 “하천 제방 보수는 물론이고 사소한 거점시설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 세월보다 전현옥 면장이 부임하고 나서 지원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전현옥 와촌면장은 “계당리는 다른 곳보다 기반시설이 부족해 주민들의 특별한 요구사항이 있으면 적극 협조했다”며 “와촌면에서 역사가 깊은 계당리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