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시인들이 그리 많고웬 시비들이 그리 많고웬 문학상이 그리 많고웬 문학관이 그리 많은지…그 많은 시인들 시비 다 세워주려면팔도강산 반반한 돌들 다 거덜나것다그 많은 시인들 문학관 다 지워주려면방방곡곡 고향 사람들 등이 다 휘것다 -임보,'시비와 문학관'
 
설명 할 필요도 없이 요즘 세상사 작태와 시인들의 세태를 비평한 시다. 시인들이 많다고 탓할 일은 아니다. 문학관이 많다고 문학상이 많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어쩌면 시인이 많고 문학관이 많은 사회는 풍성하고 아름다울 수도 있다.문제는, 살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다반사로 여기저기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어령 선생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늘 해결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고 무질서한 혼돈의 세계다. 요즘 시집도 우후죽순이다. 웬 시인들이 그리 많고 웬 시집들이 그리 많은지…. 어떤 시집은 내용이 없어서 싱겁고, 어떤 시집은 재미가 없어 읽기가 지루하고, 어떤 시집은 화장이 짙어서 오히려 공감을 주지 못하고, 어떤 시집은 비포장에 먼지만 자욱하고, 어떤 시는 난해해서 읽기가 쉽지 않다.
  웬 시비(詩碑)도 왜 그리 많은가. 어떤 스님이 말했다. 좋은 시 한 편이 바로 오래 기억되는영원한 시비(詩碑)가 아닌가 라고. 맞는 말이다. 시인은 냉소한다. "그 많은 시인들 시비 다 세워주려면 팔도강산 반반한 돌들 다 거들나겠다고" "그 많은 시인들 문학관 다 세워 줄랴면 방방곡곡 고향사람들 등이 다 휘겠다"고.
 
작가로 산다는 것, 시인으로 산다는 것, 어찌보면 대단한 것도 위대한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것일 수도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이 아닌 것 같은 얘기도 파고들면 무구무진한 얘기가 숨어 있다. 시인들이나 작가들에게는 우리들의 일상 자체가 무궁무진한 얘깃거리고 작품의소재들이다. 어떤 평론가는 말했다. 문학은 힘이 없지만 감춰진 현실을 드러내 추문으로 만들고, 추문이 아닌 현실을 문학은 꿈꾸게 한다고.
이 땅의 작가들과 시인들은 자신을 겸손하게 돌아보고 항상 내 삶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시를 싱겁게 쓰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시를 너무 노골적으로 들어내지 말아야겠다. 쉽게 써서 공감을 주는 시가 아름답다. 담담하고 담백한 시, 메시지가 단순한 시, 작은 꽃 하나가 우주를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