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이 관측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그간 우려하던 기상이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절에 따른 기상이변은 과거에도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또한 지나갈 한 때의 현상일 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일상화됨은 물론 급격히 가속화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경각심이 요구된다 할 수 있겠다.
 
기상학자들의 과학적 예측도 중요하겠지만, 자연은 인간의 학문적 지식 따위를 비웃을 때가 많기 때문에 경험에서 나오는 지식이 오히려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과학을 믿지만 기상예보는 믿지 않는 편인데, 미국 의회에서 저명한 기상학자를 불러 청문하기를, 그렇게도 많은 예산을 쓰면서도 기상예보가 부정확한 이유를 따지자, 그 기상학자가 대답하기를 “창문이 수십 개가 열려 있는 공회당 가운데 의자에 앉아 당신이 담배를 피운다면, 그 연기가 어느 창문으로 몇 퍼센터가 빠져나갈지 계산할 수 있겠습니까?” 산악지대와 바다 등 대단히 복잡한 지형을 가진 지표면 위를 덮고 있는 수십 키로 미터 두께의 대기(大氣)는 초속 465 미터의 속도로 자전하고 있는 지구 위를 흘러 다니면서 날씨를 만든다.
 
그리고 지표면의 기류는 또 온도의 영향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인데, 최근의 인류문명이 배출한 엄청난 양의 CO₂가 태양열을 대기 속에 가둠으로 인해 지표면 평균기온이 급격히 상승하였다는 것은 과학이기 때문에, 이제 시작되고 있는 이 기상이변이 한 때 지나갈 일이 아니라 지속될 것이며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은 예언이 아니라 불문가지의 확정된 예상으로 인식된다.
 
결코 해결이 쉽지 않은 사회적 과제라 할 수 있겠지만, 이제 인간이 거주 가능한 지역의 큰 변화는 불가피해 보이는데, 해발이 거의 없는 해안지역과 경사가 급한 산악지역은 사람이 거주하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인류의 4대 문명발상지가 모두 큰 강변이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주로 해안이나 강을 끼고 도시가 발달되어 있지만, 해수면 상승과 집중호우의 빈발 내지 슈퍼태풍 등은 전통적인 인간 거주 지역을 특히 위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듭되는 재해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러니까 지자체나 정부는 거듭되는 재해지역을 복구하는 데만 예산을 쏟아 부을 것이 아니라 좀 더 안전한 거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고, 또 앞으로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이재민에 대한 대책도 철저히 세워 놓지 않으면 안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늘 보아 왔듯이, 예상하지 못한 자연재해 후에 책임공방에만 여념이 없는 공권력만 믿을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은 자신의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거주지의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를 알아 둘 필요가 있고, 부득이 주거지를 이탈해야 할 경우 무엇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 지도 미리 알아 두면 좋지 않을까?
비단 재해 시 뿐만 아니라, 요즘은 아웃도어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내가 거듭 강조해 왔지만 럭셔리한 아웃도어 라이프 보다는 미니멀한 차림의 고행(苦行)을 즐기되, 안전한 아웃도어 라이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생존을 위한 필수 4대 조건은 첫째 체온 유지이며, 둘째 수분 유지이며, 셋째 칼로리 유지이며, 넷째 통신과 조명을 위한 필수 휴대 전력임을 명심해 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