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외제약과 손잡고 그룹 차원의 신사업 가운데 하나인 의료기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윤주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혈액검사기 출하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인 혈액검사기(모델명 IVD-A10A)는 기존 혈액검사기의 성능과 정확도를 모두 갖춘 제품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크기와 가격을 1/10 수준으로 낮춘 중소병원향(向) 진단장비다.
혈액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12분으로, 기존에 채혈 후 통상 2~3일을 기다려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음반 CD 크기의 혈액검사용 디스크에 소량의 혈액을 주입한 후 혈액검사기에 삽입하는 간단한 절차만으로 검사결과를 자동으로 얻을 수 있다.
삼성 혈액검사기로는 당뇨, 간, 콜레스테롤, 심장, 신장 질환 등 19개 검사항목을 진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암, 감염성 질환 등으로 검사 항목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초 대사 물질을 검사하는 임상화학 검사와 암, 감염성 질환을 검사하는 면역 검사를 동시에 진단하는 혈액검사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는 세계 최초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발을 위해 4년간 삼성종합기술원과 HME(Healthcare and Medical Equipment)사업팀이 공동으로 약 3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혈액검사기의 시판을 위해 지난 3월 중외제약과 독점판매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중외제약은 병의원을 대상으로 테스트 제품을 소개하는 등 사전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왔다. 중외제약은 다음달부터 혈액검사기를 전담하는 진단시약사업부를 중심으로 기존 병의원 영업조직을 가동,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정호 중외제약 의약사업본부장은 "병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테스트 결과 매우 정확한 진단결과를 나타내 일선 의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첫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삼성전자 와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출하식에서 "의료기기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제품이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절대 품질"이라며 "10년 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의료기기 분야에 오는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연매출 10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