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현대차가 양산형 전기차를 최초로 선보인다. 이를 시초로 내후년까지 국내 자동차 업계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전기차 등 그린카 개발 및 양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시대를 열게 될 현대차의 경우 오는 2012년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2년 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GM대우는 닛산과 개발 전략을 연계해 추진한다. 쌍용차도 전기차 등 그린카 개발을 위해 나섰다.
완성차 업계가 그린카 개발에 가속도를 내는 이유는 세계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강력한 환경규제와 에네지 소모 감축을 위한 정책적 대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에너지 수요감소 정책 때문에 국내업체들도 그린카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0일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제4차 그린카전략포럼에서 내놓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그린카 개발 전략은 이 같은 국제 정세와 맞물려 있었다.
◇현대·기아차 2012년 풀 라인업 구축
국내 그린카 개발 선두 기업인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2년까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 연료전지차(FCEV) 등 그린카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토요타를 비롯한 친환경차 선도 업체들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를 보인 분야는 하이브리드차다. 지난 1995년 콘셉트카 제작 이후 2004년 베르나와 프라이드를 이용한 하이브리드차를 시범 운행했다. 양산 차종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반떼와 포르테 LPi하이브리드차다. 이들 차에는 세계최초로 리튬배터리를 적용했다. 또 전기모터와 인버터, 컨버터, 배터리 등 하이브리드카 4개 핵심부품을 독자 개발해 기술적 성과도 이뤘다.
오는 10월과 12월에는 미국 시장에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를 각각 출시한다. 최초의 중형급이자 LPi가 아닌 가솔린 기반이라는 점에서 성능과 기술이 진일보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경쟁차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연비나 최고속도와 같은 성능에서 압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2012년에는 플러그인 시스템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전용차량도 개발할 방침이다.
연료전지차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가장 오랫동안 공을 들인 분야다. 투싼과 스포티지에 독자 연료전지시스템을 얹어 미국 에너지부(DOE)와 국내 지식경제부의 시범운행 사업에 참여해 누적 운행 175만km를 달성했다. 사실상 살용화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지난해 말 기아차 모하비를 토대로 제작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잇는 633km의 일반 도로 주행테스크를 완수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조기 실용화 계획도 세웠다. 오는 2012년 1000대를 우선 생산하고, 2018년까지 3만대를 생산해 양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전기차 역시 2012년까지 소량양산체계를 구축한다. 첫 단계로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소에서 선보인 i10 기반 전기차를 올해 8월15일 광복절에 30대 시범운행을 한다. 내년에는 500대로 늘릴 계획이다. 또 쏘울과 같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도 내년 말까지 개발해 2012년 2000대를 소량 양산할 계획이다.
◇후발주자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현대·기아차에 비해 조금 늦은 타 완성차 업체도 그린카 개발에 부산하다. 르노삼성과 GM대우는 모기업과의 전략적 연계를 이용해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그린카 개발 전략과 보조를 맞추고, GM대우 역시 GM의 전략에 따라 국내 상황에 맞는 차종을 순차적으로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7월 정부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와 12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제주 실증사업 등에 참가하며 전기차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준중형 SM3 기반의 전기차 ‘플로언스 Z.E’를 도입해 시범 운행한다. 양산은 2012년 부산공장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GM대우의 경우 올 가을부터 윈스톰과 라세티프리미어 등 일부 차량을 토대로 유로5 수준의 클린디젤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GM의 2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중형급 하이브리드 차량도 개발한다.
GM대우는 연료전지차의 경우 2005년부터 하이드로젠3, 시보레 에퀴녹스 등을 이용한 데모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이밖에 GM 시보레볼트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도 내년에 10대 정도 들여와 시범운행한다.
쌍용차는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코란도C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밖에 하이브리드차나 연료전지차 개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한편 30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지경부와 아시아경제가 주최하고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주관한 제4차 그린카 전략포럼에는 정부와 완성차 업계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