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내려오면서(古來) 우리 민족은 932회나 되는 숱한 전란(전쟁으로 말미암은 난리)을 겪은 분란스런 전시가 많았던 나라이다. 외세의 침략으로 큰 사건들을 열거 해보면, 수·당나라의 침략, 거란의 침입, 몽골의 침투와 임진왜란, 병자호란, 그리고 6·25사변 (한국전쟁) 등이다. 몹시도 가난한 시절이였다. 그런 전쟁(싸움)을 경험한 우리 후세들에게 남긴 말 (용어) 가운데 가장 흔한스런 것이 예방이다. 예방의 뜻은 간단하다. 탈(고장·사건)이 나기 전에 미리 막는 것이다. 필요한 것에 따라 미리 마련하여 갖추라는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당부다. 요소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준비하라’는 의미 속에 예비, 방비, 경비, 장비, 상비 등 그 처방도 다양하다. 예비는 미리 막는 것이고, 방비는 적의 침공이나, 재해 따위를 막을 준비를 하는 것이고, 경비는 만일을 대비하여 경계하고 지키는 것이고, 상비는 상비약처럼 늘(항상) 갖추어 두는 것이다. 모두가 신경 쓰이는 것이지만 예비와 예방이 급선무인 것 같다. 그런 연유인지, 어떤 일을 하기 위하여 미리 실시하는 예비 교육이 있고, 정식 교섭에 앞서, 교섭 내용의 세목이나 진행 등 기술적인 문제 따위에 대해서 협의하는 준비단계의 예비 교섭도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한 예비고사가 있는가 하며는, 무슨 일이 있을 때 대비하여 미리 마련해두는 돈으로 예비금이 있다. 더욱 중요한 한가지는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알아 두어야 할 예비지식이란 것도 중요시 되고 있다. 미리 준비하고 행동하는 예방은 치료보다 낫다고 여김으로 독감시대의 특효약은 예방주사가 제일임을 국민 모두가 경험한 사실이다. 학창시절 역사를 배운 국민은 익히 알고 있는 책이 있다. 조선 선조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용이 지은 것으로 임진왜란의 야사 (민간에서 사사로이 기록된 역사)로 16권 7책의 인본(인쇄본)이다. 선조 25년에서 7년간 걸쳤던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환(전쟁의 상황)과 대처하지 못한 준비의 부족함을 기록한 책으로 전란이 끝난 뒤 저자가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로울 때 저술한 것이다. ‘징비록’이란 시령 (삼경의 하나)에 있는 ‘미리 준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구절에서 따온 (인용한) 것이다. 이후 간행된 책이 일본 수출을 엄금했다는 궁정의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많은 세월이 지난 후 ‘조선사편수회’에서 저자 친필의 필사본이 간행되었고,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에 소장되고 있으며, 서애 류성용의 필사본 한 권이 국보 제132호로 지정된 책으로 교과서적 교본으로 널리 독서되고 있다. 이처럼 예비와 준비의 중요성이 괄목할만한 처사임을 깊히 느껴야 할 각오성이 짙다. 기독교 교리의 가르침과 신앙의 최고 법권으로 알려져 하나님의 말씀으로 계시된 성경에, ‘예비 (여비하라)’에 대한 말씀이 120여회, ‘준비(준비하라)’는 말씀에 40여회 기록되어 있다. ‘잠언서’에 심판은 거만한 자를 위하여 예비된 것이요, 채찍은 어리석은 자의 등을 위하여 예비된 것이다. ‘고린도전서’에는 하나님은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을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하였다함과 같다는 말씀이 있다. 준비에 관한 말씀으로는 ‘시편’에 여호와여, 주는 겸손한 자의 소원을 들어섰사오니 그들의 마음을 준비하시며 귀를 기울여 들어신다. ‘누가복음서’에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도 않는 때에 인자(人子)-(예수님이 자기 스스로를 일컫은 말)가 오리라 하신다. 성경에 기록되어 만민에게 가르침 가운데 예비와 준비의 중요성이 입증된 것이다. 미리 아는 것은 미리 준비한 것이고, 사람은 자기가 맡은 업무의 필요 이상의 지식을 준비하는 자는, 장래에 있어서 승진(출세)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자라 한다. 준비가 있으면 환난(근심과 재난)이 없다. 동물의 세계에도, 장차 날려는 자는 날개를 감추고, 장차 할퀴려는 자는 손톱을 오므린다. 우리나라 속담에, 고기보고 기뻐하지 말고 가서 그물을 뜨라 – 목적한 바가 있으면 먼저 준비를 하라는 말씀. 준비운동 (체조)는 승리하기 위한 예비운동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