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개항 100주년을 맞는 감포항으로 들어서면 마을 입구에 감포읍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공설시장이 있다. 지금은 인천광역시로 국제도시가 된 제물포항과 함께 1925년 1월 16일 개항했던 감포항은 인천과는 사뭇 다르게 다소곳한 동해안 황금어항으로 남아 있다.감포공설시장은 현대화된 시장 건물과 그 뒤의 주차장과 노점상인들이 좌판을 펴는 공간을 포함해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인근의 감포리, 오류리, 팔조리, 호동리 등 감포 주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깃들여 있다. 매 3과 8일에 들어서는 오일장인 감포공설시장은 큰 규모의 전통시장은 아니지만 인근의 감포항에서 건져 올린 수산물과 그것을 가공한 건어물, 감포의 산골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주민들이 정성껏 가꾼 채소들이 푸짐하게 등장해 모자람이 없다. 특히 감포항의 특산물인 참가자미와 돌미역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주민들은 물론 경주, 대구, 포항, 울산의 관광객들도 장날을 골라 이 시장을 찾는다.
감포공설시장은 47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장날마다 장마당에 보자기를 풀어헤치는 인근 마을의 노인들을 포함한다면 장날의 시장은 진풍경을 만들어낸다. 시장과 인접한 감포항의 아름다운 모습과 해국길을 포함한 감포리의 골목길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해 이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다른 시장들과는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감포항을 배경으로 싱싱한 해산물을 판매하는 횟집과 식당들이 즐비하고 골목길에는 감포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적산가옥 등이 하루 관광거리로 충분하다.이뿐만 아니라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문무대왕 수중릉, 송대말 등대, 감포해변과 오류 고아라해수욕장 등 불과 5㎞ 안팎에 소문난 유적지와 휴양지가 많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몰린다.
감포공설시장의 47개 전포 중 26개 점포가 수산물과 건어물을 판매한다. 그만큼 이 시장은 바닷가 시장이라는 점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감포에서 생산된 수산물들은 다른 시장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해 굳이 장날이 아니어도 매일 상설시장처럼 붐빈다. 감포공설시장 어물전에서 팔리는 가자미와 선어회는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이밖에도 멸치, 미역, 오징어, 황태채 등의 수산물들도 품질이 뛰어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또 건어물들은 감포항의 어민들이 직접 잡은 신선한 생선을 해풍에 말려 시장에 내놓아 소비자들이 신뢰할 만하다고 정평이 나 있더. 특히 관광객이 많은 주말이면 장날보다 오히려 손님이 더 많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언이다. 그리고 주말의 손님은 감포읍민들 보다 가까운 대도시의 관광객들이 더 많다.
감포공설시장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지난 2012년이다. 그전에는 오래된 장옥형 시장이었다. 당시에는 현재의 시장보다 규모가 더 큰 편이었다. 장날이면 고객들이 붐벼 장사진을 이뤘고 안강시장과 비길 정도로 동경주의 가장 큰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에도 감포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중심의 특화된 시장이었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에도 경주 시내 사람들이 질 좋은 수산물을 구입하려 관해령을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좁은 장옥 주위로 노천시장이 형성돼 있었고 시설 현대화가 이뤄지고 난 후 노점상인들이 대부분 매장을 가지고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어 상인들은 물론이고 감포 읍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감포읍의 인구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또 새 도로가 감포리 외곽으로 뚤리면서 감포리가 ‘육지 속의 섬’으로 전락해버렸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여기에 상인들 대다수가 노령화돼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원인도 있다. 수산물 중심 시장이어서 다른 물목들이 적은 편이라는 선입견도 한몫하고 있다.
농산물과 건어물을 판매하는 해오름상회의 김종기(60)씨는 시장 밖에서 매장을 열고 영업을 하다가 5년 전부터 시장 안으로 매장을 옮겼다. 김씨는 “시장 안으로 들어와서 매출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시장의 발전을 위해 특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감포공설시장의 업종을 다양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씨는 “시장에 먹을거리라고는 칼국수집이 1곳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 입구에서부터 기름 냄새가 풍기면 사람 사는 시장의 모습이 더욱 진하게 날 것이고 주민들도 시장에서 더 많은 물건을 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진필(66) 상인회장은 “감포공설시장은 항구를 낀 오일장으로 감포읍이 생기면서 들어선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IMF 이후로 급격하게 고객이 줄어들었지만 특별한 장점을 가진 감포공설시장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주 회장은 “지금의 어려움은 전국의 전통시장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라며 “역사 깊은 시장을 더욱 발전시키고 그 문화와 풍속을 잘 간직해 전국의 대표 시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월성원자력본부는 매년 명절 때마다 감포공설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펼친다. 이때 구매한 물품들은 전부 경주시의 소외계층 시설에 전달한다. 이뿐만 아니라 수시로 전직원이 감포공설시장을 이용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상권활성화를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김한성 월성원자력본부장은 “감포공설시장은 동경주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월성본부에서도 감포공설시장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 콘텐츠는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와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