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주는 2025APEC 유치로 세계21개국 정상 맞이 준비에 분주한 나날이 이어지고 여행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하여 찾아오는 관광객이 5천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소풍 같은 인생에서 새로움을 배우고 체험하며 인격체는 완성되어 작품을 남기고 이름을 남긴 역사 속 선현들을 경주를 찾은 여행자와 반추한 차담(茶談)을 적어본다.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은 전쟁에 패배(항복)한 친구 장군을 변명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받아 궁형(宮刑:생식기를 없애는 형벌)을 받고도 사기를 쓰고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 여행을 했다. 석굴암 본존불 후면 벽면에 새겨진 화엄경 선재동자는 53선지식을 찾아다니며 도(道)를 구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실천한 것으로 배운 지식을 수행으로 체험하면 지혜가 되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경주는 우리의 정신문화 향기가 흠뻑 베어있는 곳이다.
아무리 물질이 풍요롭고 생활이 편리해도 생명의 원리는 변하지 않아서, 사람은 10개월 후에 출생하고 100년 미만 세월은 여전히 신속하고 생사(生死)는 엄숙하다. 그리하여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인문학 주제는 지금도 인류의 영원한 화두가 되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나를 찾을 것인가 ? 번뇌 망상을 쉬고 몸을 확대하여 하늘과 산하대지(객관)를 감싸 안아 보면 몸이 아닌 마음이 감싸 안음을 알 수 있다. 천지를 감싸 안을 수 있는 고놈이 참 나(眞我)이다.
등이 가려울 때 가려운 곳을 아는 놈이 참 나이다. 참 나가 우주의 주인임을 알아야 무상(無常)을 넘을 수 있다. 이때 육신은 가아(假我)로서 육신인 줄 스스로 모르며 육신을 구성하는 지수화풍 하나하나는 물질로서 나라고 할 만한 것 없으며 100년 미만 임시 가합(假合)으로 있다가 마침내 공(空)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진아를 불성(佛性), 일심(一心) 등 무어라 하나 이는 언어문자, 사량분별, 이름과 상(相)이 없는데 부득이 가명(佳名)자(字)로 부르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2500년 전 아테네 델포이 신전 신탁에 소크라테스의 명문(銘文)“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의 애매한 글을 해독할 수 있게 되었다. 거짓 나(육신)로서는 참나(진아)를 알 수 없다. 지수화풍 4대 인연으로 된 육신은 자성(自性)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는 육신이 육신인 줄을 모르고 마음(진아)이 아는 것이다. 산하대지도 마찬가지이다. 고로 일체는 유심(唯心)이요, 만법은 유식(唯識)이다.
이 진아를 찾아 석가모니는 출가수행 성불했고 서양에서 계몽주의가 유행했으나 나를 밖에서 찾은 결과 찾지 못했다. 필자의 나를 찾는 방법은 자세를 바르게 앉아 의식을 코끝에 두고 들숨과 날숨을 열심히 관하다 보면 거친 생각이 줄어들고 미세한 생각이 흐르다가 생각이 끊어지면서(無念) 청정한 경계(捨念淸淨)를 자각하게 되며, 머리는 시원해지고 손발이 따뜻해지고, 내면에서 생명의 기쁨(禪悅)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체험을 하게 되는 마음챙김(mindfulness,충청투데이2023.8.17.)선정수행으로, 기쁨을 체험하면 혼자서도 더불어도 늘 즐거우며 빙그레 웃으며 살 수 있다.
이 기쁨을 웃어른께 행하면 효(孝)요. 아랫사람에게 행하면 제(悌,아랫사람사랑할 제)요, 공(公)적으로 하면 충(忠)이요, 친구 간에 하면 신(信)이 된다.효제충신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 있다는 것을 공자는‘괘사전’중지곤괘에서 황중통리(黃中通理)를 체험으로 알려 주었는데, 유교의 선비들은 과거시험 합격에 급급하여 이를 체험하지 않고 입으로만 인·의·예·지·신을 말하였기에 유교가 공리공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체험하고 실천하면 유교는 실학(實學)이 된다.
누구나 이 체험을 경험하면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자살율, 우울증, 마약, 음주교통사고, 묻지마폭행, 이혼율 등 사회병리 현상을 치료할 수 있는 묘약이 될 수 있겠다. 지금까지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나를 찾는가를 보았듯이 물질은 풍요한데 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신과 사회는 썩어 가게 된다. 이제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알아보면 중국의 순자는 하루 천리 가는 말은 명마이지만, 조랑말도 열흘 가면 천리를 간다. 다만 그 방향이 중요하다 했다. 인생의 목적이 중요함을 말한 것이다.
인생의 목적과 수단을 놓고 4대 성인들은 모두 지혜와 복덕을 갖춘 인격자가 먼저 되고 부귀공명은 좋은 수단이니 분수에 맞게 살라고 했으니, 천하는 두 도가 없고(天下無二道), 성인은 두 마음이 없다(聖人無兩心)는 순자의 말이 맞다. 해방 후 대통령 14분이 나왔는데 그 중 망명지에서 생을 마감하고, 자살, 타살, 탄핵되기도 하고 본인이 감옥에 가거나 아들들이 다녀왔다.
인생을 망친 이 아픈 사실을 놓고 민족이 함께 반성하고 부끄러워야 하며 반면교사가 되어 다시는 인생의 목적과 수단, 본말과 선후를 전도(轉倒)하지 않게 다짐하고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리라”는 성경의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한다. 
 
끝으로 경주 여행에서 꼭 배우고 가야 할 정신은 첫째. 김대성은 발원하여 전생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현생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세우고 신문왕은 아버지 문무왕을 위해 감은사를 지은 효(孝)의 중요함으로‘부모님 은혜’를 배우고, 둘째. 불국사는 유마경·법화경·화엄경·아미타경 등 대승경전 사상으로 가람을 배치하고 일체중생이 함께 성불할 수 있음을 알렸으니‘성인의 은혜’를 배워야 하고, 셋째. 황룡사·분황사를 창건 국태민안과 호국을 원했으니‘국가 은혜’를 배우고, 넷째. 화랑을 선발 세속오계를 수련시켜 신라 정신을 드러내고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첨성대, 남산 석불을 조성 백성의 안녕을 원했으니‘사회 은혜’를 배워야 합니다. 해인사 장경각 주련“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是)”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