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핵심을 쉽고도 깊이 있게서울 대안연구공동체라는 인문학 연구소에서 글쓰기 강의를 막 시작했다. 주제 잡기부터 문장 쓰기까지 글쓰기 핵심을 쉽고도 깊이 있게 알려드리는 강의다. 총 10회 커리큘럼은 문장, 주제, 생각 표현, 구조, 문단, 인용/표절 등으로 구성된다. 첫 시간 주제는 단문(短文) 쓰는 법.주제 잡기 아닌 단문 쓰기부터 진행한 데는 이유가 있다. 글에서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하게도 문장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있고 접근도 쉬운 편이다. 주제 잡기 전 예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크다. 관심사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주제로 좁혀 나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래 예시는 ‘자연 치유’ 주제로 수강생분이 강의 시간에 가져온 글이다. 조금만 고치면 가독성 높은 훌륭한 단문 예시가 될 수 있다.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다. (수강생분의 동의하에 소개함을 밝혀둔다. 분량 문제로 부분 발췌).나는 지인의 소개로 문요한 선생님의 여러 프로그램을 소개받았었다. 하지만 참가할 엄두를 못 냈었다. 그러나 최근에 블로그에 알림 설정을 하게 됐었고, 덕분에 문요한 선생님의 글들을 알림으로 받게 되어 조금씩 읽게 되었다. 나는 세상살이의 문제들은 세상에서 푸는 것이지 자연이 무슨 힘이 있을까 의심했다. 그런데 50대 중반을 지나가는 요즘에서야 어쩌면 자연에 치유의 힘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1. 접속사: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접속사는 문장을 잇는 수단이다. 문장 간 연관관계를 설정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그러나’, ‘그래서’, ‘왜냐하면’가 가장 흔하게 쓰인다. 접속사 남용은 문장 간에 (논리적) 연관관계가 약하다고 여겨질 때 주로 발생한다. 실제로 연관관계가 약할 수도 있고 약하지 않음에도 글쓴이가 악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전자는 논리적 사고 부족이, 후자는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문제 된다. 또는 단절된 문장 사이를 부드럽게 연결하고 싶은 심리 때문일 수도 있다. 물 흐르듯 유유하게 흐르는 글은 글 쓰는 사람 대부분의 로망이다.강의 시간에 말했듯, 논리는 문장 내 표현 배치를 통해 만드는 것이지 접속사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접속사는 연관관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예시에서는 “하지만”, “그러나”, “그런데”가 등장한다. 접속사 기능이 전무하므로 다 생략해도 된다. 생략하면 빨리 읽히고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장점이 생긴다. 2. 이중 종결: 질질 끌리는 문장 끝부분‘~다’를 둘로 늘린 서술어를 이중 종결 표현이라 한다. 예시에는 “하게 됐었고”, “읽게 되었다”가 나온다. 긴 글에서 한둘 정도라면 단순 습관이나 서툰 서술어 사용으로 볼 수도 있다. 다수 나온다면 문장 끝이 질질 끌리며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접속사는 문장 앞부분을, 이중 종결 표현은 끝부분을 늘어지게 만든다는 점 기억하자.3. 복문: 여전히 끝나지 않는 문장...단문은 길이가 짧은(short) 문장인 동시에 주어/서술어가 하나인(simple) 문장이다. 둘 이상은 복문이 된다. 복문은 문장 전체를 늘어지게 하여 독자를 이탈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시에서 두 번째 문장이 복문에 해당한다. 두 개 문장으로 끊어도 아무 문제 없다.“최근에 블로그에 알림 설정을 하게 됐다. 덕분에 문요한 선생님의 글들을 알림으로 받게 되어 조금씩 읽게 되었다.” 다만 위에서 말한 이중 종결 표현, 불필요한 표현을 말끔히 정리해 한 문장으로 만들어도 괜찮다. ““최근 블로그에 알림 설정을 한 덕분에 선생님 글을 알림으로 받아 조금씩 읽었다(읽을 수 있었다).”4. 대과거: 얼마 전? 오래전?“소개받았었다”, “못 냈었다” 같은 대과거 표현도 눈에 띈다. ‘얼마 전’과 ‘오래전’을 구분하고 아주 오래전 일임을 강조할 때 많이 쓰인다. 예시에서처럼 ‘치유’라는 일생 중요한 사건을 경계로, 이전(치유 전) 과거와 이후(치유 후) 현재를 구분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즉 치유를 통해 달라진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예시에 나오지 않는 뒷부분을 읽어보니 달라진 모습이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굳이 대과거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여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 맥락상 하나인지 두셋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문요한 선생님‘의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다. 한 문장에서 모든 내용을 중요하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중요한 것에 초점 맞추기! 우리 삶에도 필수지만 글쓰기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원칙이다.수정한 결과는? 지인 소개로 문요한 선생님의 프로그램을 소개받았지만 참가할 엄두를 못 냈다. 최근 블로그에 알림 설정을 한 덕분에 선생님 글을 알림으로 받아 조금씩 읽었다(읽을 수 있었다).   나는 세상살이 문제는 세상에서 푸는 것이지 자연이 무슨 힘이 있을까 의심했다. 오십 중반인 요즘에야 자연에 치유의 힘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주제 잡기부터 문장 쓰기까지 핵심 비법을 알고 싶다면 아래 공지(와 댓글) 참고 바란다.https://cafe.naver.com/paideia21/17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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