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학에서는 물의 종류를 여러 가지로 분류하여 길흉을 따진다. 물은 천천히 흘러 혈장 주위에 오래 머물러있어야 생기 보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혈장 주위에 흐르는 물은 유속이 빠른 직수(直水)보다는 구불구불 서서히 다가와서 혈장을 둥글게 감싸 안으며 흐르거나 혈을 향해 사방에서 물이 들어와 나갈 때도 머뭇거리듯 서서히 빠져나가야 그 안쪽의 땅을 길지로 본다.    반대로 혈장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물이 직수(直水)가 되어 유속이 빠르다거나 혈에서 물이 빠지는 것이 바로 보이면 재물이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것으로 여겨 흉한 것으로 친다. 그러나 혈장을 향해 천천히 거꾸로 들어오는 모습이면 이를 역수(逆水)라 하여 좋은 조건으로 해석한다. 용(龍)에도 역룡(逆龍)이 있고 물의 흐름도 역수가 있으니 이런 곳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도읍지나 마을을 선정함에 있어 좋은 길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북쪽보다는 남쪽, 동쪽보다는 서쪽이 대체적으로 낮기 때문에 물의 흐름도 대부분이 북에서 남으로 혹은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형의 특성과 반대 방향인 남에서 북쪽으로 혹은 서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지역이 있어 이를 역수국(逆水局)이라 하고 매우 길한 수세 형국으로 친다.    이러한 곳은 대체적으로 유속이 늦기 때문에 도읍지나 큰 마을 부락이 들어서기에 아주 좋은 길지로 평가받는다. 역수국에 위치한 도시들은 충만한 생기로 무한한 발전성이 있기에 과거 우리나라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와 조선의 도읍지였던 지금의 서울, 미래도시 충남의 세종시 모두가 역수국에 자리하고 있다.   신라 천년의 도읍지였던 경주를 보면 경주의 젖줄인 형산강이 남에서 북으로 흘러 포항 앞바다로 들어가고, 이조 500년부터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 역시 시내를 가로지르는 청계천을 보면 한강의 흐름과 반대 방향인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다가 중랑천을 만나 합수하여 다시 서쪽으로 흐르는 한강에 흘러 들어간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수도이전 예정지인 충남 연기, 공주에 위치한 세종시의 젖줄인 금강 역시 전북 덕유산자락에서 흘러나온 물이 무주, 장수, 진안을 거쳐 북으로 충남 연기에 있는 세종시까지 한참 동안 역수(逆水)로 흐르다가 공주를 거쳐 서해안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듯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수도들은 모두 역수국에 위치해 있다.   역수는 물의 흐름에 대한 유속도 늦지만 대게 한 지역을 환포하는 형국이다. 물이 천천히 흐르면서 환포하는 도읍지야 말로 풍수에서는 생기 가득한 대길지로 본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관장한다하여 지사들은 무조건 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도 물이 혈장과 어느 정도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길격이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산세(山勢)에 비하여 물의 기운이 태과(太過)하여 양이 음보다 지나치게 강하다면 혈장이 수기(水氣)의 기운에 압도당하여 지극히 흉하다. 세상사 모든 자연의 이치가 음양의 조화로 대등하게 이루어져 있는바 어느 한쪽의 힘이 강하면 그 조화가 깨져 결실을 이루지 못하는 원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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