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세기 말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면서, "서로 투쟁(싸움)하면서 만물이 생겨난다", "싸움은 만물에게 아버지요, 만물에게 왕"이며, '투쟁'하는 것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영국 근대 철학가인 토마스 홉스는 자연 상태에서 개개인은 자신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더 쉽게 다다르게 해 주는 권력 획득을 위해, 서로 끝없이 상대편을 이기기 위해 싸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관념론 철학을 완성 시킨 근대 철학가 헤겔은 인정투쟁에서 "a와 b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서로 가지고 있는 자기의식으로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인다. 그 결투 상대편이 이기고 나면, 이긴 쪽이 자신에 대한 자기의식을 확인(인정)하게 된다"고 했다. 즉, 인정투쟁은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싸움으로 생명을 건 투쟁을 말한다.
유명한 '자본론'을 쓴 근대 독일 경제학자·정치학자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지금까지 모든 사회 역사는 계급투쟁 역사이다. 지배계급들로 하여금 공산주의 혁명 앞에서 벌벌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에서 잃을 것이라고는 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다. 만국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며 계급투쟁을 말했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자기보존이라는 본능을 가지고 살아간다. 때문에 모든 인간은 자기보존 권리를 국가권력에 의해 침해 당할 수 없다. 즉,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아주 작은 것이라도 생존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인간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투쟁과 생존권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KBS는 "수년 일해도 당장 해고"… 경비원 쪼개기 계약 여전이라는 뉴스를 보도했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경비원은 가장 힘없는 자리일 것이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열악한 근무 여건과 부당 대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1,200가구 규모 대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넘게 일한 경비원 10여 명이 해고됐다. 경비원들은 3개월마다 계약하는 초단기 계약을 해야 했다. 연장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근무 계약을 문제 삼을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할 일 아닌데도 일을 시키니까, 약자니까 했어요"라는 말이 이해된다. 또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손가락질하면서 "급이 다르잖아요. 여기하고 나하고는"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경비원 갑질 방지법'부터 각종 조례까지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초단기 계약과 해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3개월 초단기 계약은 신분을 불안하게 만들고 근무에 대한 만족도를 떨어뜨리며, 갑질과 괴롭힘에 대한 원인이 된다. 고용 방식과 경비 노동자 관련 제도를 바로잡아 경비원들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사회적인 합의와 당사자 간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서로 자기의식을 내세우며 상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구와 의식이 발전하여 발생 된 약육강식은 서로를 인정하는 법칙성을 깨뜨렸으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계층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의식을 중심으로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아직까지도 의식은 여전히 유효하게 살아있다. 만물 영장인 인간은 우주만물 중심성인 자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자본이 작동하는 사회에서 계층 간 갈등은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자기의식을 잘 다스려 타자를 포용·배려·인정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