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세계 유목민 올림픽(World Nomad Games Astana 2024)이 9월 8일부터 9월 13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아사달)에서 열린다. 20개 종목, 80여 개 국가, 2천여 명이 참가한다.
종목 가운데 전통 활쏘기 종목이 포함되어 있는데 대한궁도협회는 145미터 거리 과녁인 것과 달리 유목민 올림픽은 푸타(PUTA 70미터), 콸콴(Qualqan, 60미터), 잠비(Zhamby, 30미터) 등의 과녁이 있다.
그래서 사단법인 활쏘기문화보존회에서 참석하게 되어 5월 6일 경기도 양평정에서 남자 6명, 여자 4명을 선발하는 선발전에서 선발된 후 단체연습과 경주 호림정에서 푸타, 콸콴, 잠비 과녁을 만들어서 개인적으로 습사하기를 손가락이 아프도록 땀을 흘렸다. 그러는 중에 우즈벡 타슈켄트정보기술대학교에서 초빙교수 확정 통보에 따라 이곳에 먼저 오게 된 것이다.
직장이 우선이니 이 곳 정착에 몰입하면서 활쏘기 연습은 방에서 빈활 당기기 연습으로 대신해 왔다. 그러다 보니 아직 우즈벡 대표팀 연습장을 알아내지 못하여 실제 연습을 못해서 아쉽게 생각한다.
이 나라는 모든 외국인에게 입국 3일내 주거등록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3일 째 되던 날 대학측에서 처리해 주었다. 또한 입국할 때는 무비자 관광 목적으로 왔으나 최소한 한 학기라도 있으려면 장기체류 비자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려면 해외로 나갔다가 와야 한다. 그래서 4일 째 되던 날 대학 측에 유목민 대회 참석 허락을 요청하였다. 9월 9일이 개학이어서 첫째 주부터 휴강하는 것이 부담이 되긴 했는데 필자 이름 수신으로 된 대회 참가선수 초정장과 대회 진행 프로그램을 검토하더니 전통 활쏘기 참가국 명단에 튀르키예, 카작, 우즈벡, 키르키즈, 한국 등이 있는 것을 보고는 흔쾌히 허락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길 빈다고 하여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물론 보강은 해야겠지요. 이번에 올림픽 참가차 아스타나로 가면 대회도 참석하겠지만 우즈벡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전환하는 1석 2조의 기회가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된다.
전통 활쏘기 선수단은 명색이 국대라고는 하나 훈련 및 전통 의상 준비비 및 교통비는 개인 부담을 하였다. 다행하게도 체류비는 전액 대회 조직위원회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다. 입장식과 경기 때는 전통 의상을 입어야 한다고 해서 소매 폭을 좁게한 짙푸른색 두루마기와 갓을 준비하였다.
필자는 장기 체류자로 오면서 짐이 많아서 갓을 가지고 오기가 어려워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조우관을 준비하였다. 마침 경주에서 관광객을 위하여 매 주말마다 선덕여왕 행차 행사를 시행하는 사장이 친구여서 물었더니 조우관이 있다고 하여 실물을 보았다.
그래서 경주에 있는 전통 옷 전문가에게 주문하고 꿩 깃털은 인터넷에서 구입하여 완성하였다. 조우관은 고구려 사신의 상징이다. 특히 이곳 중앙아 중심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발굴된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서 7세기 쯤으로 추정되는 소그디아왕국의 바르후만 왕이 외국 고관들을 맞이하는데 조우관과 환두대도를 찬 고구리 사신 그림이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그걸 환기하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준비한 것이다.
곧 대학 측에서 비자 전환을 위한 텍렉스 번호를 받고, 우즈벡 선수들과 실전 연습을 한번 할 수 있다면 출전 준비는 끝난다. 9월 7일 알마티에서 한국에서 오는 선수들과 합류하여 아스타나로 간다. 그동안 유난히도 더운 날씨에 흘린 땀이 좋은 성과로 연결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