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인류는 인간으로 이 땅에 태어난 이상 공통된 소망 하나가 있다면,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고민하는 세인(世人)들이 많을 것이다. 재산·명예·이름·신앙 등 보람된 것을 최후로 남기고 싶어한다. 아낌없이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1960년대 전세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라는 성인 동화가 세상을 크게 움직였다. 한 소년과 사과나무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 소년은 사과나무 아래에서 그네도 타고, 그 나무가 주는 사과를 매일같이 먹으면서 건강하게 성장했다. 그 후 많은 세월이 지나 그 소년은 어른이 되어 오랜만에 찾아온 소년에게 사과나무는 그 소년이 원하는 대로 나뭇가지부터 나무의 몸통(나무의 둥치)까지 모든 것을 내어준다. 그리고 그루터기(나무를 베고 남은 밑동)만 남은 마지막 자리까지 쉼터로 내놓았다. 생애의 마지막 길에 들어선 그 소년의 휴식처까지 되어 줄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아무런 조건과 대가도 없는 사랑의 메시지(전언)가 담긴 그림과 아름다운 이야기는 전 세계인의 찬사 속에 베스트 셀러 (가장 많이 팔리는 책)가 된 순정과 애착이 넘치는 동화이다.그 책의 저자인 ‘실버스타인’은 시인이면서 작곡가, 그리고 영화 대본작가, 만화가, 배우 등으로 활약한 예술계의 팔방미인이었다. 더욱 놀라고 대견스러운 것은 6·25 한국전쟁 때 우방국 용사로 참전하여 한때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으로 우리와의 인연도 유별나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1998년에 세상의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읽고, “정말 좋았다, 눈물 난다. 너무 짧다, 슬프다” 는 찬사를 받으면서 내놓은 책이다. 어떤 이는, “할아버지가 된 소년과 그루터기만 남은 사과나무가 함께 있는, 쓸쓸하고 애절(애잔)한 결말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감정도 남겼다고 한다. 주는 자의 행복은 얼마나 거룩했을까. 최근 외신 보도에 실버스타인이 주는 애정의 정신을 만세(오랜 세월)에 기리고자, 기념 우표가 제작되었다고 한다. 성경 말씀에, “약한 자들을 돕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음을 기억하라 했고, 네 소유물을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너에게 있으리라” 유월절의 양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인류를 위한 희생자가 되셨고, 주의 밝은 빛에 항상 활동하며 선(善)한 사업에 힘쓰라 하셨다. 인간이여, 자유 얻으려면 주의 뜻을 따라 너희 모든 것 희생하면 영생복락을 누린다는 말씀은 곧 진리인 것이다.양보의 원 뜻은 남에게 길을 비켜주고, 자리를 내주는 것이지만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굽혀 남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 그리고 남에게 여러모로 자상하고 후한 인정으로 베풀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려라 한다. 그리고 희생은 자기 아닌 남을 위한 위대하고 거룩한 정신이다. 남이나, 어떤 일을 위하여 제 몸이나 재물 따위의 가장 귀중한 것을 바치는 것이다. ‘복음서’에,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없다고 했으며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이 있다. 희생과 기원(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것)은 인격 교환의 드높은 형식이요 상징이라 한다.
희생 없이는 풍족한 것을 창조할 수 없고, 자기를 희생하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는 명언도 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자서전에, 죽음의 공포보다 강한 것은 사랑의 감정이다. 헤엄을 못하는 아버지가 자기 자식이 물에 빠진 것을 보고, 자신이 물 속에 뛰어드는 것은 사랑의 감정이 발동하는 것이다. 인생에는 허다한 일들이 많지만, 그것의 해결방안은 오직 사랑뿐이다. 사랑은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약하지만 남을 위해서 행하는 의지는 강하다는 말을 교훈으로 여기자.시인 조지훈은, 그 무엇 한 가지 때문에 제 것을 송두리째 바쳐서 없애는 것이 희생이다. 얼마 전에 방송 보도에서 4명의 새 생명을 선사하고 하늘나라로 간 ‘베풂의 삶-26세 여성’이란 기사를 보고 한동안 기도를 올렸다. 헌혈과 봉사활동을 즐기며 베풀고 살아온 젊은 여성이 뇌사 뒤 장기기증으로 완쾌 어려운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는 것이다.숭고한 결정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길을 비춰준 감동은 우리 모두의 보답으로 남을 것이다. ‘바늘은 사람에게 옷을 입게 하나 바늘 자신은 언제나 알몸’이란 격언이 우리 모두에게 한 성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