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얀덱스(Yandex-go)로 택시를 불러 타슈켄트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2024 아스타나 세계유목민 경기 전통 활쏘기 종목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터미널 앞에서 우즈벡 전통 활쏘기 국대 선수인 유수프를 반갑게 만났다. 며칠 전 텔레그램을 통해서 이들과 만났고 이틀간 함께 습사하면서 친교를 가졌었다.   공항 보안원이 짐 검사를 하면서 화살촉이 보인다며 내 활 가방을 옆으로 뺐다. 문제삼을 태세다. 스포츠 장비는 국제적으로 허용되는 짐이라 해도 막무가내다. 잠시후 우즈벡 팀 활 가방이 통과되면서 절로 해결되었다.   이륙후 1시간 30분 뒤에 왼쪽에 흰눈에 덮인 천산의 우람한 관경에 도취된 채로 알마티 공항에 내렸다. 이민국 심사를 마치고 서둘러 국내선 터미널로 가서 서울에서 온 국대 팀원들과 함께 아스타나행 비행기를 타고 무사히 아스타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브술탄 공항에 내렸다.   이번 한국 국대 선수들은 모두 여비와 의상비는 개인이 부담하였고 1주일 간 체류비 전액은 개최국이 지원하였다. 공항 대합실에서 한국어 자원봉사자가 얼굴 가득 웃음을 띄고 반가히 맞아주었다. 한국 대사관에서 내어준 버스를 타고 시내 홀리데이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일본, 태국, 인니, 러시아 선수들도 보였다. 한국은 이번에 씨름과 레슬링 등 40여 명이 참가하였다.   9월 8일 오전에 아스타나 외곽에 있는 활쏘기 경기장(Sadak)을 답사하고 오후 7시에 모두 한복을 입고서 아스타나 아레나 실내 체육관 개막식 퍼레이드에 참가하였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므르즈예브 우즈벡 대통령 등 여러 국가 귀빈들이 자리한 가운데 눈부신 불빛과 웅장한 음향으로 가득한 가운데 특이하게 기마병이 앞서고 국가이름판 아가씨, 태극기 기수를 따라 한국 선수단이 본부석 앞에 들어서자 Republic of Korea가 큰 화면에 뜨면서 관중들의 함성이 체육관을 뒤흔들었다.   우리는 태극기를 흔들며 순간을 즐기면서 백미터 거리를 걸어가서 본부석 왼쪽 관중석에 앉았다. 20년 활쏘기를 하면서 이렇게 감동스럽고 영광스런 경험을 할 줄이야! 이어서 대통령 환영사와 화려하고 힘이 넘치는 식후 공연을 감상하였다.   활쏘기 경기장 방문 때는 물론 개막식 장으로 오가는 중에 참가국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자원봉사자와 아스타나 시민들이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사진을 찍자고 해서 모두 즐겁게 응해주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과 아스타나 시민들이 한결같이 남녀 구분 없이 너도 나도 마치 서울 어느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철수와 영희, 일용 엄마의 모습에 너무 놀라고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아마 한복을 입은 우리가 자신들이 본 한국 드라마 주몽 등이 현실로 바로 눈 앞에 나타난 터라 그런지 더욱 야단법석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9월 9일부터 70미터 푸타 과녁 경기가 시작되었다. 날씨는 영상 17도로 떨어져서 추웠다. 내복을 준비해 온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필자는 이 날 한국 선수 가운데 22중을 하여 16강에는 실패하였지만 30개 국가에서 온 남자 120명 가운데 34위를 한 것이다.   물론 내 앞에 한국 선수는 없었다. 한편으로 한국 표준 과녁 145미터만 고집해 온 우리의 모습이 왠지 작아 보였다. 그것도 5월에 선발전을 해서 기껏 4개월 연습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다음날 60미터 콸콴 과녁에선 보고할 만한 것이 없고 그 다음날 30미터 잠비 과녁에서 여성부 박민정 선수가 16강에 올랐다. 마지막날에는 잠비 과녁 단체전인데 출전하였으나 기록을 내지 못했다. 아스타나에서 경기를 하면서 머무는 동안 참가선수들에게 체류비를 지원해 주고 버스 무료 탑승을 허락해준 카자흐스탄 정부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특히 우리 한국 선수단을 위하여 애를 쓴 한국어를 하는 남녀 대학생 봉사자들에게도 일부에게 식사를 사주기는 했지만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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