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자력본부에서 감포 방향으로 약 6km 정도를 떨어진 곳에 문무대왕면 봉길리 바다가 펼쳐진다. 이 바다의 모래사장에서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곳에 커다란 바위섬이 있다. 그곳이 바로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이다.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수중릉이다.문무왕은 ‘신라를 신라답게’ 만든 인물로 추앙받는다. 그의 부왕인 무열왕, 외삼촌인 김유신 장군과 함께 삼국통일을 완성한 인물이다. 그는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부왕을 도와 국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왕위에 올라서는 백제와 고구려를 통합해 명실상부한 통일국가를 건설했다. 그뿐만 아니라 통일을 도왔던 당나라와도 전쟁을 벌여 고구려 영토의 남부까지 회복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였다. 문무왕은 재위 21년인 681년에 세상을 떠났다. 삼국사기에 문무왕이 남긴 유언이 전한다. 그는 죽기 전에 불교식으로 화장하고 장례를 검소하게 하며 불필요한 조세를 모두 폐지하고 법령과 격식에 불편한 것이 있으면 바꾸라고 했다. 당시 절대 권력을 지닌 왕권사회에서 이처럼 민주적인 정책을 만들도록 유언을 남긴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훌륭한 군주였던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사후 동해의 용이 돼 외적으로부터 신라를 지키겠다고 말하고 동해에 유골을 묻어달라고 했다. 그곳이 바로 문무왕 수중릉이다.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문무대왕면 봉길리 수중릉 일원에서 ‘제8회 통일기원 문무대왕 문화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문무대왕의 충과 효 정신을 받들고 되살리는 의미로 문화예술의 장을 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축제에는 동경주 3개 읍·면(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28일 오전 문무왕이 동해를 지키기 위해 짓기 시작했으나 생전에 낙성을 하지 못했던 감은사지에서 수중릉까지 길놀이와 왕의 행차가 재현됐고 문무왕 추향대제가 개회식 전에 열렸다. 개회식 이후 노래자랑, 무예공연, 전통놀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행사 내내 지역민·관광객 등 다양한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이날 축제에서 김상희 추진위원장은 “신라 천년의 역사에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매년 문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선조들의 지혜를 잊지 않고 통일을 기원하며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려는 것”이라며 “통일기원 문무대왕 문화제가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성장해 지역의 문화제를 넘어 전 국민의 염원인 남북통일의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1348년 전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어받아 한마음 한뜻으로 문화제를 기리며 역사의 교훈을 지혜롭게 활용해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데 함께 해 달라”고 덧붙였다. 주낙영 경주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남심숙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은 “문무대왕은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행정기관인 ‘선부’를 설립하고 바다를 통해 활발한 국제 교류활동을 하는 등 우리나라를 해양 강국으로 만든 주인공”이라며 “경주시는 문무대왕 해양 프로젝트를 통해 문무대왕의 업적과 호국해양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또 “내년에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는 경주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풍요로움, 그리고 경주시민을 비롯해 경주를 사랑하는 모든 분의 염원과 열정을 널리 알릴 계기”라며 “20여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김한성)가 지원했다. 월성본부의 ‘한수원 지원사업’으로 공모·선정돼 개최됐다. 월성본부는 행사기간 동안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한수원 지원사업, SMR, 분산에너지 특별법 등에 대한 홍보와 월성본부의 지역지원 사업들을 소개하며 지역수용성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을 적극 펼쳤다. 행사에 참가한 허대영 월성본부 대외협력처장은 “문무대왕 문화제를 통해 신라 문무대왕의 충과 효 정신을 되새기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계승해 지역을 넘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제로 자리 잡기를 기원한다”며 “월성본부는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며 상생의 가치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허 처장은 또 “최근 한수원의 체코 원전 건설 우선 대상자 선정에 지역의 많은 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며 “내년 초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기까지 더 많은 지원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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