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를 쓰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금시발복(今時發福)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지만 금시발복설화 중 사시 하관[巳(9~11)時]에 오시 발복[午(11~13)時], 오시 하관[午(11~13)時]에 사시 발복[巳(9~11)時]이란 설화가 전해지고 있어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시 하관 오시 발복’은 오전 9시~11시 사이에 장사를 지냈는데 오후 1시~3시 사이에 벌써 발복이 일어났다는 선 하관 후 발복 케이스고, ‘오시 하관 사시 발복’은 오후 1시~3시 사이에 장사를 치를 예정인데 오전 11시~오후 1시 사이에 이미 발복이 됐다는 선 발복 후 하관의 케이스다.    먼저 선 하관 후 발복의 예를 보면, 충청도 어느 고을에 병든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가는 총각이 천석지기 부잣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었다. 주인집 남자들은 모두 돌림병으로 죽고 젊은 며느리만 과부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집에 머슴살이를 하는 총각은 어느 날 나무하러 갔다가 배고픔에 지쳐 쓰러진 한 노인을 발견하고 자신이 갖고 있던 점심을 대접했다. 그 노인은 그 산에 명당을 찾으러 왔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쓰러진 것이다.    총각이 노인을 극진히 보살펴주자 노인은 자신이 찾은 명당을 총각에게 가르쳐 주며 후에 이곳에 아버지를 모시라고 했다. 총각은 아버지가 운명하자 노인이 말한 그 자리에다 장사를 지냈다. 마을의 머슴들이 장사를 지내는 사이 자기 집에 와 점심을 준비하던 중 때마침 그곳에 와있던 천석지기 부잣집의 예쁜 며느리와 인연을 맺고 말았다. 총각과 젊은 과부는 그날로 재산을 모두 정리하여 멀리 떠나 신분을 감추고 부자로 행복하게 살았으며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후에 정승이 되었다고 한다. 총각은 쓰러진 지관을 보살폈고 지관은 총각에게 길지를 보은한 셈이다.   한편 오시 하관 사시 발복. 즉 선 발복 후 하관 이야기는 전라도 어느 고을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된 혈장은 한 발자국만 벗어나도 경사가 급한 곳이었다. 지현굴곡으로 내룡한 끝자락에 돌혈로 혈장을 이룬 곳이다. 이곳 한쪽에서 산신제를 올리기 위해 상주가 제물 보따리를 푸는 순간 제물 중 가장 모양이 잘생기고 좋은 사과와 배를 실수로 혈장 아래 산기슭으로 굴러떨어졌다. 경사가 급한 위험한 곳이라 일꾼들마저 누구 하나 저 아래 낭떠러지로 내려가려 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상주가 직접 혈장 아래로 내려가 나무 덤불 속에서 과일을 찾았다. 이때 그 은밀한 장소에서 엄청난 돈다발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물론 누구의 돈인지도 알 수 없고 결과적으로 횡재를 한 셈이다. 요즘 같으면 수십억 원의 상금에 당첨될 복권을 습득한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장사를 지낼 준비를 하다가 횡재를 한 것이다. 상주는 가장 좋은 것을 제상에 올리려 했고 그의 효심과 용기 있는 행동에 횡재가 뒤따른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설화일 뿐이지만 조상숭배와 관련된 이야기는 이 밖에도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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