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내년 11월 ‘2025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경주시가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맞았다. 정부와 경상북도, 그리고 경주시가 내년 국제 행사의 성공 개최를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학자와 언론인, 사업가 등이 주축인 ‘한국산업관(KIC. Korea Industrial Cluster)’ 연구그룹은 경주시가 APEC 개최와 함께 ‘한국산업관’을 건립한다면 문화관광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경주시의 국제적인 위상과 경제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C 연구그룹의 ‘한국산업관’ 건립 연구는 10여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장기적인 마스터플랜도 세워둔 상태다. 김종수 KIC 연구그룹 고문의 ‘경주시민들께 드리는 한국산업관 공개제안’이라는 칼럼을 소개하면서 ‘한국산업관’이 왜 경주에 건립돼야 하는지, 어떤 기대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경주 건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1월 30일은 '수출의 날'이다. 1964년에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하고 ‘수출의 날’을 제정했다. 60년을 지나면서 국토는 천지개벽이 됐다. ‘하면 된다’는 지도자의 철학과 국민적 각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 수출액은 세계가 놀랄 7000억 달러의 금자탑을 세우게 됐다. 세계사에 기록될 ‘한국산업 60년’을 기억할 국가랜드마크를 만들면 새로운 60년을 바라는 기념비가 되겠다.경주를 위한 답은 가칭 ‘한국산업관(KIC. Korea Industrial Cluster)’밖에 없다. 이 프로젝트는 경주의 100년 먹거리 사업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탈락했다. 실추된 대통령의 위신과 한국인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국민적 오기가 생길만도 한데 민⸱관⸱정 모두 관심이 없다. 우리 그룹은 1년 전에 충청 이남지역 7대 도시에 KIC 프로젝트를 알렸으나 경주시와 세종시 외는 미동도 없었다. 다시 이상향 내 고향 경주를 위해 수구초심의 심정으로 설득해 본다. 경주는 구 역사부지가 비어 있고, 황리단길에 모이는 젊은이가 있어 한국의 실리콘 밸리가 된다. 시민들이 공감하면 우리의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뉴욕시에는 1년에 500만 명이 찾는 1km의 고가산책길 하이라인(High Line)파크가 있다. 10년 전만해도 버려진 도심 철도가 도시 발전에 장애물이 된다고 시장이 바뀔 때마다 철거를 고집했으나 2002년에 취임한 블룸버그 시장은 40년간 반대하던 시민단체 ‘하이라인친구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그들과 함께 낙후된 지역을 관광객이 즐겨 찾는 도심 명품 길을 만들었다. 한국은 관광객 1000만 시대가 됐지만 내세울 국가 랜드마크가 없다. 조선 왕조의 고궁만으로는 유럽의 석조나 중국의 대형 목조 조형물에 익숙해진 여행객의 시선을 끌 수 없고 감동도 되지 않는다. 한국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어떻게 기적 같은 선진국을 만들었는지 여행객은 인천공항에 첫발을 딛는 순간에 실감한다. 그런 다음 사통팔달로 이어지는 교통과 인터넷 인프라, K푸드에 놀란다, 그리고 떠나면서 남는 인상은 홍대 앞의 밤 문화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한국 관광 전부다. 결코 이런 것이 한국 관광의 진면목이 될 수 없다.한국의 자랑은 따로 있다. 세계 시장을 석권한 산업 기술, 충⸱효⸱보은 정신의 국민, ‘가든 코리아’를 이룬 한국의 자연이 그것이다. 산업이 된 농⸱공⸱수산⸱과학⸱기술⸱문화⸱예술까지 한 곳에 모아 편리하게 거래하는 산업장터이자 국가백화점을 만들자는 제안이 KIC 프로젝트다. 바이어나 여행객은 한 곳에서 몰랐던 신제품도 찾을 수 있고 상품 구입도 면세가 되면 한국 관광의 필수 코스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제일의 단일 건물로 인천공항 청사에 버금가는 위용을 자랑하겠지만 미리 건설 자금을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입주 기업이 부담하는 분양과 임대료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큰 의미는 정치에 매몰된 국민들이 ‘한국산업관’에서 국가의 자긍심, 국민 각자의 소질 개발, 청년들의 도전과 개척 정신을 키울 기회가 되어 국가 발전의 동력을 만든다는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