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1670~1756)은『택리지』「복거총론」‘인심편’에서 사람들의 인심을 어떻게 논할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공자께서는 “마을의 풍속이 착하면 아름다운 곳이 되고 아름다운 곳을 가려 살지 않으면 어찌 지혜롭다 할 것인가”라고 하여 살 곳의 풍속을 중요시하였고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이나 집을 옮긴 것도 자식을 훌륭하게 가르치고자 함이었다. 사람이 살 고장을 찾을 때에 그 착한 풍속을 가리지 않으면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그 자손에게도 해가 미쳐 좋지 못한 습관이 스며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살 곳을 정할 때는 반드시 그 땅의 세상 풍속(인심)을 살펴보라 하였다.   이중환은 우리나라 팔도의 인심을 이렇게도 표현하였다. 평안도 인심은 순후(醇厚)하여 제일이요, 다음은 질실(質實)한 경상도 풍속이다. 함경도는 오랑캐와 접경하여 백성이 모두 굳세고 사나우며, 황해도는 산수(山水)가 험악한 까닭으로 백성들의 성격이 거의가 사납고 모질다.    강원도는 산골짜기 백성으로 몹시 불손하고, 전라도는 오로지 교활함을 숭상하여 그른 일에 움직이기 쉽다. 경기도는 도성 밖의 야읍(野邑)은 백성들의 재물이 시들어 쇠하였고, 충청도는 오로지 세도와 재리(財利)에만 따른다. 이것이 팔도 인심의 대략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서민을 두고 논한 것이요, 사대부의 풍속에 이르러서는 또한 그렇지 않다고도 하였다. 또한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성호 이익은『성호사설』에서 경상도는 산수가 모두 취합하고 바람 소리와 풍기(風氣)와 습관 또한 흩어지지 않으며 옛날 풍속이 그대로 지켜져 명현(名賢)이 배출되는 국내 최대의 길지인 반면 전라도는 산수(山水)가 모두 산발체(散髮體)를 이루면서 흩어져 나가 국면(局面)을 이루지 못하므로 그 지방에는 재주와 덕행이 드물고 인정도 고약하다고 표현하였다.   풍수고서 『설심부』에서는 “지령(地靈)은 인걸(人傑)이다”라고 하여 인물은 산천의 기운을 받아 태어나는데 생활 주변의 산천이 생기롭고 모양이 좋으면 훌륭한 인재가 배출된다 하였고 산이 수려하면 귀인이 나고 물이 좋으면 부자가 난다”라고 했다. 또한 이중환은 그의 저서『택리지』에서 “조선 선비의 반은 영남에서 나고 영남 인재 가운데 반은 선산에 있다”라고도 했다.    이는 선산에서 구미에 있는 금오산을 보면 마치 붓을 세워놓은 것과 같다고 해서 사람들은 이 산을 문필봉이라고 불렀고 이 산을 보고 자란 선산 사람들 중에는 문장가가 많이 나왔다고 한데서 연유되었다. 이리하여 풍수 애호가들은 살 집을 구할 때 반드시 주위의 산세를 살피게 되는 것이다.    전남 여천군 소라면 현천리 중촌 부락에는 쌍둥이 마을이 있는데 전체 75가구 중 36가구가 38쌍의 쌍둥이를 낳아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쌍둥이 다 출산’ 기록을 가진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원인을 마을 동쪽에 있는 쌍태산(雙胎山) 또는 쌍봉산(雙峰山)의 정기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는 주변의 산세에 따라 그 영향을 받은 곳은 수없이 많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