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사회 구현을 외치던 어느 위정자(爲政者)가 정의로웠는지는 독자 여러분들의 판단이고, 원칙과 상식을 외치던 어느 위정자가 과연 원칙적이며 상식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가도 독자 여러분들의 판단일 뿐이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관점으로만 보면 지금 이 지구상에서 우리나라만큼 공정과 정의나 원칙과 상식이 매도(罵倒)되고 있는 사회가 또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나라마다 언어가 다르지만, 언어란 특정 사물이나 상태를 어떤 단어로 표현하기로 하자는 집단 내에서의 규약일 뿐인데, 언어의 의미가 통일되지 않고 각자가 언어의 의미를 다르게 주장한다면 이미 그것은 언어가 아닐 터, 마찬가지로 인간의 언어로 만든 법이라는 것도 통일된 의미의 언어로 만든 통일된 규약을 일컬음인데, 저마다 법을 다르게 해석하고 저마다 다른 원칙을 주장한다면 그것을 법이라 할 수 있을까?누가 검은 색을 흰색이라 우긴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주장일 뿐이지 검정색이 흰색으로 바뀔 리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중력의 법칙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상식의 영역일 뿐인데, 나는 중력(重力)의 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고층빌딩 옥상에서 뛰어 내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필시 사망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 바로 상식이라는 말이다.따라서 상식(常識)과 비상식(非常識), 합법(合法)과 불법(不法)은 어느 누구의 주장으로 정의(定義) 되는 것이 아니며, 언어의 의미 또한 궤변(詭辯)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문법(文法)에 맞지 않는 문장을 비문(非文)이라 하듯이 상식을 벗어난 말은 말일 수 없고, 논리를 벗어난 법(法)이 법일 수 없다.소위 국록(國祿)을 먹고 사는 공인(公人)들이나 우리사회의 오피니언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비문(非文)이나 비언(非言)을 쓰는 것은 공공의 질서에 큰 해악을 끼칠 우려가 있기에 그것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보기는 어렵고, 미필적고의(未必的故意)에 의한 범죄행위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더구나 권력이 범죄와 결탁되면 합법적인 범죄라는 형용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무식한 지식인, 무능한 적임자, 아둔한 천재, 추악한 미인 등의 말은 이미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만일 그런 어휘를 나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비문이나 궤변(詭辯)에 능한 사람이 아니라 언어를 잃어버린 정신분열증으로 환자로 의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한다.정신분열증은 언어의 형용모순뿐만 아니라 물리적 기행(奇行)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만취(漫醉)한 자가 앞으로 간다 하며 뒤로 걷는 행위에 비견 된다. 벌(罰)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 상(賞)을 주고, 상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 벌을 주며,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 차선으로 역주행하며 나는 내 갈 길을 갈 뿐이라 한다면 그것은 광인(狂人)의 행동이 아닐 수 없으니, 그런 자에게 발부 되었던 운전면허를 회수함에 있어 누가 논란할 수 있는가?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을 한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의식이 공간을 만들며(一切唯心造) 언어가 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때문에 언어가 바로 서지 않으면 올바른 의식이 자리하기 어렵고, 언어의 의미가 명확하지 못하면 어떤 규약도 효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인(公人)이 하는 말의 무게를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워낙 흉물스런 몰골이로되, 평생 거울을 본 적이 없는 자가 거울 앞에 서서 외친다. “대체 거울 속의 저 놈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