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을 때나 읽고 나서 요약이란 걸 하곤 한다. 보이지 않는 머릿속에서 행할 때가 많지만, 종이 위에서 가시적인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종이 위에서의 요약은 읽은 내용을 다시 떠올려 머릿속에 새기게 해준다. 요약이 읽기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이유.   요약은 쓰기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글쓰기 천재나 뛰어난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시작할까. 메모하거나 요약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가곤 한다. 백지나 텅 빈 화면에 한순간 일필휘지로 써 내려갈 것 같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글쓰기 천재도 사전 준비 없이 백지를 글로 가득 채우기는 쉽지 않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메모나 요약. 이 두 가지를 통해 기초 자료를 준비한 뒤 그 내용을 정리/수정하거나 자기 견해를 전개하게 된다.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하는 요약!요약(summary)은 말이나 글의 중심 내용만 간추려 정리하는 것이다. 두 가지 면에서 필요하다. 우선 중심(핵심) 내용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한자 要約은 중요할 요要 + 맺을 약約. 잘 알다시피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을 이루는 내용(주제)이다. 중심 내용만을 뽑아 정리하는 행위가 바로 要約. 이는 요약 시 가장 중요한 것도 중심 내용 파악이라는 뜻이 된다.   다음으로 읽거나 들은 내용을 기억에 남기기 위함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글과 말들이 흘러넘친다. 너무 많아서 기억해야 할 것까지 무의미하게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면 그 무엇도 기억에 남지 않을 것이다. 기억에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과 같다. 적어도 내 세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요약은 중요한 것을 다시 떠올리는 행위다. 즉 읽거나 들은 내용 중 중요하거나 관심이 가는 것을 머릿속에 새겨 넣는다. 어떻게 보면 요약은 인간의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하고, 현재를 유의미한 과거 경험으로 풍성하게 채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자료를 요약할까. 크게 글과 영상 두 가지로 구분된다. 글의 경우 주로 단행본, 전공 서적 같은 책이나 논문이 그 대상. 대학 과제라면 수업 자료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영상의 경우 스크립트(영상 대본)가 그 대상. 스크립트는 영상 속 인물이 말하는 내용을 가리킨다. 영상도 글에 기반하는 매체임을 보여준다.다빈치의 천재성은 메모/요약 덕분?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는 르네상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천재 미술가로 유명하다. 과학자이자 기술자, 사상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여러 방면에서 천재성을 번뜩인 만능인(homo universalis). 대표작 <최후의 만찬 The Last Supper>은 3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기 전날 열두 제자와 함께 만찬을 나누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다빈치의 천재성은 그가 남긴 아이디어 노트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늘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중요한 정보를 보면 바로 기록하고 요약했다. 순간순간 성찰하는 내용도 적어두었다. 일부는 작품으로 완성되기도 했다. 기록 중엔 당시보다 500년 앞선 비행 원리에 관한 내용도 있다고. 천재적 영감과 작품 완성에 메모/요약이 필수 요소임을 보여주는 대목.   위에서 요약 필요성 두 가지를 말했는데 일반적인 필요성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대학 과제로 요약문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는 어떨까. 네 가지 필요성이 더해진다. 대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요약문을 과제로 요구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대학 과제는 크게 요약문, 설명문, 논설문, 감상문으로 구분된다. 첫째 복습의 의미. 요약 과정에서 수업 내용을 되새길 수 있다. 한 번 들은 것을 다시 살피는 반복 효과는 전공지식을 효과적으로 습득하도록 해준다. 둘째, 배경지식 습득의 의미. 요약 자료는 수업 내용을 직접 담은 1차 자료 외에,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배경지식을 담은 부가 자료 기능도 한다. 요약은 배경지식 습득을 통해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의 맥락을 온전히 흡수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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