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에 사는 게 인생이라지만 자신을 너무나 잘 안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감동을 잘하는 단순함이 있다. 또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한번 신뢰로 인연을 맺으면 상대방이 등 돌리기 전엔 먼저 정을 저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진실을 짓밟고 자존심을 건드리는 사람에겐 예외다. 도무지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단점이라면 매우 옹색한 단점이다. 때론 타인의 잘못도 눈감아 줄 줄 아는 포용력이 필요하잖은가.
어찌 단점이 이뿐이랴. 처세에 능하지 못하여 마음에 없는 말로 아부를 할 줄 모른다. 또한 선의의 거짓이라도 남의 눈을 가리는 일엔 매우 서투르다. 이걸 두고 '고지식 운운' 하지만 성격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원리 원칙을 중시하다보니 평소 타인 눈에 보수적이오, 융통성이 없는 사람으로 비칠 때도 있다. 나긋나긋하지 못함도 단점이다. 주관과 소신을 꺾어서까지 불의와 타협을 못하는 성미니 부드럽게 보일 턱이 없다.
그럼에도 이 나이를 살면서 깨달은 지혜는 있다. 가장 경계할 사람은 아첨 잘하는 사람임을 알고 있는 게 그것이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 혓바닥 속은 모른다고 했잖은가. 진실과 거짓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아첨쟁이는 말을 잘한다. 거짓과 진실을 구별 없이 구사하기에 아부를 잘하는 사람은 말이 막히는 법이 없다.달변의 명수로는 정치가도 아첨쟁이와 닮은꼴이다. 수준으로 따진다면 정치가의 궤변이 아첨쟁이 백배는 된다.
그래도 아부를 잘하는 사람은 자기말의 거짓에 잘못을 인정할 줄 알지만, 정치가는 그런 염치마저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설령 법적으로 명예훼손의 판결을 받으면 인정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무슨 당(黨) 죽인다며 되레 큰소리치던 함량미달 정치가도 있다. 이런 분이 희한 하게도 재선이란 월계관을 쓰고 나타나기도 한다.
도대체 그 지역 민도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치판 수준이라면 부끄러운 일이다.흉보며 닮아서인가. 이제 일부 지각 없는 사람들이 오리발 내미는 선수가 되어간다. 그래서인지 언어라는 무기로 남을 능욕하고, 간계를 일삼는 사람은 귀신보다 더 무섭다.
때론 무심코 발설한 말 한마디가 백년 쌓은 공덕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경우를 종종 대한다. 말로 양심을 사고파는 부류는 입법부 의원들뿐이 아니다.
법을 이용하여 잇속을 채우려는 사기한들도 이에 버금간다.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그렇잖은가.언제부턴가 묵비권행사가 신선한 권리로 이용되고 있다. 부정의 학습효과는 수험료 없이도 잘 전수되나 보다.
지난날 '모르쇠'란 별명을 달고 다니는 어느 기업가의 배짱을 국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거짓말이 때론 애교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농담일 때 가능하다.
대중가요는 '어떤 시기에 널리 유행하는 가요'를 말한다. 그래서 유행가는 곡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노랫말에 의미가 부여된다. 오늘날 혼탁한 세상 꼴을 예견하고 쓴 노래가 있다.'거짓말이야', 가 그것이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그렇게도 잊었나 /세월 따라 잊었나 /웃음 속에 만나고 눈물 속에 헤어져/ 다시는 사랑 않으리 그대 잊으리/ 그대 나를 만나고 나를 버렸지 /나를 버렸지 /거짓말이야 <생략>
 
 
곡식은 쏟아지면 쓸어 담으면 된다. 그러나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순 없다. 그러므로 언행일치를 행하는 사람이 신뢰 받는 세상이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말조심 하며 살아야 한다. 혀 밑에 도끼 들었잖은가. 실수로 내 뱉은 한마디 말이 자칫 도끼가 되어 자신의 발등을 강하게 찍을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