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0일에 경순왕의 제삼왕자인 경주군 영분공 원소(園所)에서 시제(時祭)를 봉행할 때, 불국사 아래 마을에서 영업하는 K부추떡집에 제수용 본편과 송편 등을 주문하였다. 매번 깨끗하게 정성껏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부탁을 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떡집 사장의 친척 주부 10여 명이 오셔서 제수를 괴고, 음복 배분 및 뒷정리까지 도와주었다. 그때 왕자 시제에 관심을 가졌던 EBS 방송국의 기사들이 와서 그 준비하는 장면을 촬영하였다. 뜻밖의 일이었다.
그것이 다음 달 5일에 EBS 다큐 '2024년한국기행'에 방영되었다.
경향 각처에서 그 장면을 시청한 친인척이 전화로 알려주었다. 정성을 다해 제수를 괴는 부인들의 위선(爲先)의 예(禮)와 솜씨를 칭찬해 주었고, 특히 넓은 밭에 직접 재배한 부추를 베어와서 깨끗하게 세척하여 양대((兩代) 가족 네 분이 역할을 분담하여 부추떡을 만드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다. 부추와 쌀, 소금을 적당하게 배합해서 매일 쌀 두 가마 이상을 드려서 만든 떡을 전국에 택배로 보낸다고 하였다.
특히 서울의 병원에 근무하면서 편안하게 지냈던 자부님이 연애시절 경주에 와 보니 청정하고 아름다운 생태환경이 마음에 들었고, 잠시나마 직접 부추떡을 만들면서 힘든 일을 해보았던 것이 너무도 좋은 이색경험이었으며, 시부모님께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 떡집은 많은 호평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전국 유일의 부추떡집이었다.
그래서 부추떡을 직접 먹어보니 맛과 향기도 특이했고, 특히 건강에 좋다고 하여 고객이 많아서 쉴 틈새 없이 웃으며 재미있게 일한다는 것이다. 부추가 건강에 좋다고 하여, 내자가 부추김씨, 부추전을 자주 만들어 주어서 즐겁게 먹어왔는데, 부추떡을 처음으로 맛보니 한번 부추떡을 먹어 본 사람은 계속해서 떡을 주문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텔레비전에서 다투어 소개되는 건강식품이 많지만, 이 집의 부추떡은 믿을 수 있는 무공해 건강식품이므로 계속해서 먹을 것 같다. 그래서 부추에 대한 것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좋게 소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부추는 지방에 따라 정구지, 부채, 부초, 난총, 기양초(起陽草), 장양초(壯陽草), 파옥초(破屋草), 월담초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 기양초, 장양초, 정구지 등의 한자어가 갖는 자의(字意)는 양기를 북돋우고, 굳세게 하고, 정력을 오래 지탱하는 의미를 지닌다.
부추는 비타민 A와 C, 카로틴, 철 등이 풍부해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해주며, 포도당과 과당 등이 함유되어있는 독특한 향미와 마늘처럼 강장 효과가 있는 채소로 소개되고 있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라고 하나,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생하거나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다. 한 번만 종자를 뿌리면 그다음 해 봄부터 가을까지 3, 4회 잎이 돋아나며, 여름철에 잎 사이에서 푸른 줄기가 나와 그 끝에 흰색의 작은 꽃이 피고 열매는 익어서 저절로 터진다.
꽃대가 나오기 전에 부드러운 부추를 베어와서 나물이나 다른 식품과 섞어서 부추잡채, 부추나물, 부추김치 등을 만들어 먹는다. 조리할 때 잔새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두부, 버섯 등과 같이 볶으면 맛 좋은 반찬이 되고. 특히 익혀 먹으면 위액 분비가 왕성해져 소화를 촉진 시키고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는 것이며, 각혈이나 토혈(吐血) 등에는 부추를 갈아 생즙을 내어 따끈하게 마시면 지혈하는데 효과가 좋아서 지혈제(止血劑)로 약용된다고 하였다.
'동의보감'에 부추는 '간(肝)의 채소'라 하여 "김치로 만들어 늘 먹으면 좋다"고 했을 정도로 간 기능을 강화(强化)시킨다고 하였으며, 부추를 먹을 때는 생즙을 내어 식초 1작은술을 타서 마시거나, 부추 생즙에 사과즙을 섞어 마셔도 좋고 부추로 죽을 쑤어 먹어도 좋다고 하였다.
'본초강목'에는 "부추 생즙을 마시면 천식을 다스리고 어독(魚毒)을 풀며 소갈(消渴)과 식은땀을 그치게 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부추의 전설에 의하면, 기원 200년대에 동한(東漢)의 황제 유수가 폐하고 사처로 도주하다가 어느 날 밤에 한 시골에 이르렀다. 굶주림에 기진맥진하던 유수는 발이 닿은 대로 어느 집 문을 두드렸다. 그 집은 극빈하여 먹을 것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지만 주인은 유수가 범인(凡人)이 아니라는것을 즉시 알아차리고 반갑게 맞아들이고는 야채를 많이 베어서 식사로 제공하였다. 맛과 향기가 특이한 그 야채를 순식간에 게눈감추듯 세 그릇이나 비운 뒤에, 유수는 야채의 이름을 물었더니 주인은 이름 없는 야채라 하였다. 유수는 자신의 '생명을 구한 나물'이라는 의미로 그 야채에 '구채(救菜)'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naver).
그래서 부추는 구채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런 좋은 의미를 갖는 부추로 떡을 만들어 전국에 배송하고 있는 불국사 마을 K떡집 사장이 구채(救菜)로 위민(爲民)건강사업을 하는 그 값진 인생향기가 가슴속 깊이 따뜻하게 스며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