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산불 공포의 계절이다. 올 봄 산불은 여늬 때 보다 더 유별나게 무서운 것같다. 이번 산불은 대도시일원을 제외한 영남권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산림은 물론 엄청난 재산을 태우고 숱한 인명피해까지 입히고 가까스로 물러서고 있다. 전쟁같은 참상이다.    특히 경북도는 인명피해만도 2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주택은 3천2백채가 모두 불탔고 농업시설 2천100여곳, 사찰 9곳, 문화유산 16곳이 불에 탔다. 임시대피소에 수용된 이재민들이 6천3백여명에 이른다. 산불피해면적은 피해를 입은 11개 시군면적의 93%에 이른다는 것이다. 11개 시군을 산불이 휩쓴 것이다. 이것은 산불이 잡히기 시작한 시기의 피해상황일 뿐 화재가 모두 진화되면 피해규모는 이 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은 산불피해지역 현장의 복구와 이재민들을 위한 지원대책이 시급하고 산불진화 과정에서 부족했던 핼기 등 현대적 진화장비 등의 시급한 보충확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예산확보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이번 산불은 그 규모로 보아 평시의 예비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금년 예비비예산은 정쟁으로 인해 민주당이 대폭 삭감한 상태이기 때문에 야당의 특별한 지원이 요청된다. 이재명대표가 피해지역의 현장방문과정에서 약속한 지원을 입발림으로 넘긴다면 민주당의 산불피해 약속은 피해지역주민들에게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힐 것이고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킬 것이다. 우선은 그동안 산불피해지역에 산불진화와 예방에 필요한 장비 등이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는지를 따져보고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에 못잖게 산불의 원인규명과 산불피해를 막기 위해 마련해둔 여러 대책이 이번 산불에서 어떤 실효를 가져왔는지도 엄격하게 챙겨봐야 할 것이다. 여느 산불의 경우처럼 화재를 진화하고 나면 피해 복구에 급급한 나머지 화재발생의 원인이나 대책에는 흐지브지한 마무리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경우에도 지지난해의 산불후 원인규명과 부족한 진화준비에 얼마 만큼 만전을 기했는지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산불의 경우 얼마나 피해를 입고 어떤 피해대책을 세웠느냐 못잖게 왜 경상도 일원에만 집중적으로 발생했는지를 따져보는 문제도 심각하게 챙겨볼 일이다. 물론 경상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 산줄기로 둘러싸인 자연지리적 측면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이 번 산불이 번진 상황을 보면 반드시 그같은 지리환경에서 기인한 것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비가 오지않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고 봄바람이 분 것은 경상도만이 아니다.    방화에 의한 원인도 고려 해 볼 수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인위적인 산불발화는 성묘객이 실화로 인한 것이 단 한건뿐이다. 한 사람의 성묘객의 실화가 경상도 일원에 번진 전체 산불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드러난 경우만도 산불이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 있다. 물론 한 지역에서 난 산불이 여러지역으로 번졌고 번지는 과정에 강한 바람이 분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게 넓은 지역을 한건의 불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한다면 쉽게 납득이 되지않을 것이다. 물론 당국에서는 산불과 관련 계속 원인추적을 하겠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그 원인을 밝혀야 앞으로의 산불예방에 실효적 도움이 될 것이다. 영남일원에 국한된 지역에서 원인불명의 동시다발적 발화는 반드시 그 원인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으로 규명해야한다. 물론 산불의 원인을 악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더라도 이같이 엄청나고 무서운 산불은 그 원인을 분명히 규명해야 믿을 수 있는 대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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