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추가경정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으나 우원식 국회의장으로부터 권한대행으로서의 행보에 대해 비판 발언을 들었다. 연설 도중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으로부터 "사퇴하라"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한 대행은 시정연설에서 "위기 대응에는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이를 추진하는 타이밍 또한 너무나 중요하다"며 "정부 재정이라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에게 닿아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산불 피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간절하고, 글로벌 경쟁이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우리 산업과 기업이 좌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점점 더 힘겨워지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삶의 무게를 덜어드릴 실질적인 지원이 바로 당장 필요하다"고 역설했다.한 대행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이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어드리고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재해·재난 대응에 약 3조2000억원, 통상 및 인공지능(AI) 지원에 약 4조4000억원, 민생안정 분야에 약 4조3000억원을 편성했다.시정연설이 끝난 후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 대행을 향해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떼면서 장내는 일순간 고성과 야유로 뒤덮였다.우 의장은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권한대행께서는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의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의 여파가 여전하다.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족한 때"라며 "이럴 때 대통령을 보좌했던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대표해서 국회의장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대행의 대선 출마론이 나오는 상황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 대행의 시정연설 도중에도 각 당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대행 연설에 박수로 호응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면서도 내내 무반응으로 일관하거나 일부 야유를 보냈다.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진보당 의원들은 항의 후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사퇴하라"고 외쳤고, 사회민주당·진보당 의원들은 한 대행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매국협상 중단"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