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습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2)이 유럽 무대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와의 2024-2025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UEFA컵(1971-1972, 1983-1984시즌 우승)을 합쳐 무려 41년 만에 통산 3번째 챔피언에 등극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후반 22분 히샬리송 대신 교체로 투입돼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고 우승 세리머니 때 팀을 대표해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는 환상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손흥민은 유럽 무대 진출 이후 15시즌 만에 꿈에 그리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토트넘 역시 2007-2008 리그컵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무려 17년 만에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영광을 재현했다.
허리춤에 태극기를 두른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난 17년 동안 아무도 못 해낸 것을 해냈다"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함께 즐기고 축하합시다"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소감을 묻자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며 "꿈이 진짜로 이뤄졌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많은 압박과 비판을 받았고 나 역시 주장으로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었다"며 "시즌 전체를 보면 항상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있었다. 나는 항상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했고 조언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았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부담감을 크게 느꼈다. 정말 간절히 원했다"며 "지난 일주일 동안 매일 밤 이번 경기를 꿈꿨다. 항상 같은 장면, 같은 꿈이었다. 이제 드디어 현실이 됐고 오늘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은 모두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축하하는 날이다.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 아마 내일 비행기를 놓칠지도 모르겠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손흥민은 한국 팬들에 대해서도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부터 가족처럼 응원해 주신 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챔피언스리그는 항상 세계 최고의 팀들과 겨룰 수 있는 무대라서 정말 기대된다"며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