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 TV 토론회장은 이번에도 네거티브 공방으로 진흙탕으로 변질됐다. 상대방의 과거 언행과 의혹 등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면서 정책 검증이나 진지한 국민들을 위한 공약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상암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마지막 후보자 TV토론(정치 분야)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대선 후보 토론은 '정치' 분야인 만큼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 정치 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정책 3가지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었다.그러나 정작 예정된 '정치 개혁과 개헌' 세션이 되자 각 당 후보들은 토론은 뒤로 한채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욕설 논란'과 영화 '아수라' 등을 고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내란, 탄핵과 파면 등의 정당성을 캐물으며 방어에 나섰다.이미 익히 알려진 공방 소재였지만,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후보들의 표현 수위는 한층 더 거칠어진 모습이었다.먼저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향해 '내란·극우 프레임'으로 공세를 퍼부었다.이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중의 핵심 측근 윤상현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받았다가 내부 분란 때문에 그만둔 것 같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하라, 제명하라는 말 한마디도 못 하고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면서 '김 후보를 도와서 당선시켜달라'는 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걸 보면 김 후보는 내란 세력 그 자체, 그 일원 혹은 최소한 내란 세력을 비호하는 세력으로 보인다"며 "'김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상왕 윤석열, 즉 반란 수괴가 귀환한다'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김문수 후보는 이에 "전혀 근거 없는 말씀을 한다"며 "그 말씀을 그대로 드리면 우리 이재명 후보야말로 부패, 부정, 비리, 범죄의 우두머리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고 반격했다.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행보를 두고도 공세했다.이 후보는 "술 드시다가 그때 알아서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시간 끌고 있었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데 해명해 달라"고 요구했다.또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저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려는 건가"라며 "제가 (국회에) 안 들어가려고 했다는 말씀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에 화력을 집중했다.김 후보는 "지금 5개의 재판을 받고, 주변 인물이 많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이 정도인데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많은 권한을 가질 텐데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이재명 후보는 부패한 경기도, 성남시를 만들어 버렸다. '아수라'라는 영화가 성남시를 딱 상징하는 그런 영화"라며 "주변(인사)이 비리로 감옥에 투옥되고 또 많은 사람이 갑자기 수사받다가 죽어버렸다.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몰아붙였다.이재명 후보는 이에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려고 강압 수사를 심하게 하니까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그 사람들이 사망한 것은 검찰의 가혹한 압박 수사 때문이다. 돌아가신 분들은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다시 소환했다.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교 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욕설"이라며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표현을 전한 뒤 "냉정하게 말해서 이것 누가 만든 말인가. 이재명 후보 욕설 보고 따라 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이어 "이런 식의 언사가 정치 지도자급에서 나오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도 역치가 굉장히 낮아져서 이런 언사가 계속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제 부족함에 대해서는 그간 사과 말씀을 드리고 다시 사과드리겠다"며 "그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우리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인데,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왜 안 말렸느냐'고 제가 과하게 표현했다는 설명을 드린다"고 강조했다.김문수 후보도 "이재명 후보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려고 하다가 결국은 형님이 돌아가셨죠"라며 "형수님 보고 온갖 욕을 해서 가정이 다 어려워졌고 파탄이 난 상태"라고 주장했다.이준석 후보는 이후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노골적 표현을 재차 거론하며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향해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발언 논란을 화제로 올린 것인데, 권영국 후보는 즉답하지 않았다.권영국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서 "오늘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TV 토론 자리에서 들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 한 발언이었다"며 "여성혐오인지 물었던 발언은 분명한 여성혐오 발언"이라고 밝혔다.이어 "여성 혐오 발언을 공중파 TV 토론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너무나 폭력적이다. 이준석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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