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국정 설계도를 그리는 데에는 민주당 지도부나 친명(친이재명)계 정책라인 외에도 당내 전문가 그룹이나 외부 자문단의 힘이 적지 않았다. 특히 기존의 진보 진영에 갇히는 대신 중도·보수 진영 인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정책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설명이다.당장 이 후보가 대표적인 정책 브랜드로 내세운 '먹사니즘', '잘사니즘' 정책 밑그림에도 적잖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했다. '한국형 기본소득'을 연구한 강남훈 한신대 교수의 경우 '40년 멘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이 후보의 경제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꼽힌다. 강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공식적으로 직책을 부여받진 않았지만, 이 후보가 발표한 첫 공약인 'AI 기본사회' 정책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이 후보 외교안보 전략의 키를 쥔 인물로는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의원과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거론된다. 위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이명박 정부에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북미·북핵통이다. 작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원내에 입성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동북아평화협력위원장을 맡았다.김 전 차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를 맡았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상호관세 문제를 논의해 주목받기도 했다.후보 직속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에서 활동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종석·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조현 전 유엔 대사 등 역대 민주당 정부에서 외교안보의 일익을 담당한 인사들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이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분야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있다. 언론인 출신이자 정보기술(IT) 전문가인 박태웅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장은 2022년 이 후보와 소통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센터장은 민주당에 영입된 뒤 범국민 집단지성 프로젝트를 위해 온라인 소통플랫폼 '모두의 질문Q'를 만들었고, 당 AI 공약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문화강국을 핵심으로 하는 'K이니셔티브' 부문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도움을 줬다. 노무현 정부에서 문화재청장을 지내고 문재인 정부에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대통령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유 전 청장은 이재명 캠프에서 K문화강국위원장으로 활동했다.이 후보가 동남권 발전 전략으로 내세운 북극항로 개척은 4차 산업혁명과 국가발전원리 연구에 힘쓴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의 평소 주장과도 일치한다. 김 명예교수는 지난달 이 후보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북극항로 개척을) 같이 해주시면 좋겠다"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받기도 했다.이 후보가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으며 보수 인사 영입에 힘쓴 결과 새롭게 얼굴을 비춘 인사들도 있다.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부터 이석연 전 법제처장, 권오을·이인기 전 의원, 이종호 전 해군참모총장, 국민의힘에서 당적을 옮긴 김상욱 의원, 개혁신당 출신 허은아·김용남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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