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그를 묵묵히 지켜준 든든한 조력자다. 이번 대선 선거 운동의 공식 무대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물밑에서 활동하며 '그림자 내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두 사람은 1991년 결혼해 올해로 35년째를 맞았다. 소개팅으로 처음 김 여사를 만난 이 후보는 네 번째 만남에 청혼할 만큼 김 여사에게 '직진'했고, 두 사람은 만난 지 7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후보는 2000년대 초반 성남 시립병원 설립 운동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고, 당시 김 여사는 이 당선인의 정치권 진출을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보다 남편을 지지하는 정치적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 성남시장 재임 당시 이 후보가 지역 사회에 변화를 일으키고, 시민들의 호응을 얻는 모습을 지켜보며 '남편 이재명'이 아닌 '정치인 이재명'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이 후보가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하면서 김 여사의 정치적 역할도 점차 확대됐다. 2017년 이 후보가 처음으로 대선 경선에 도전했을 당시에는 지방 일정을 함께 소화했고, 대선 이후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 부부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하지만 2018년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에 휘말리며 큰 시련을 겪었다. 해당 계정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논란 의혹 등을 제기했는데, 김 여사가 해당 계정의 운영자로 지목된 것이다. 김 여사는 2018년 11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친문(친문재인) 지지층과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김 여사는 한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했고,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뒤에도 공식적 행보는 눈에 띄지 않았다.김 여사가 본격적으로 다시 정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21년 이 후보가 대선 재도전에 나서면서부터다. 하지만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공무원 과잉 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여사는 사실상 공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당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한 뒤로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결국 김 여사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세 현장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철저한 잠행을 이어갔다.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는 그 이후로도 계속됐다. 이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하고, 당 대표를 연임하는 동안에도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로키 행보'를 유지했다.이번 대선에서도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은 채, 비공개 일정을 중심으로 물밑 지원을 해왔다. 특히 경선 시기부터 나 홀로 지방의 사찰과 교회 등을 돌며 종교계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비공개로 호남 지역에서 배식 봉사를 진행했고, 세월호 선체가 인양된 전남 목포, 한센인 거주지인 전남 고흥군의 소록도를 방문하는 등 소외된 이웃들과의 접점도 늘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