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기업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산업 폐수 처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고농도 염폐수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전기 사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차세대 수처리 기술을 국립공주대와 공동 개발해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에코프로에이치엔은 최근 국립공주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황산나트륨(망초)이 포함된 염폐수를 전기분해 방식으로 분해하는 ‘레독스 전기투석(RFED)’ 기반 수처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술은 망초를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와 황산으로 분리해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수처리 기술보다 에너지 소비가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며, 전기분해 효율을 높이는 독자 촉매를 사용해 고가의 금속산화물 전극을 대체한 것이 특징이다.이번 기술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계도전R&D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이는 실용기술 확보를 목표로 프로젝트 매니저(PM)에게 전권을 부여해 과제를 총괄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국책 연구 사업이다.에코프로에이치엔은 국립공주대 김춘수 교수 연구팀과 함께 레독스 기반 전기분해 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에코프로에이치엔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전력 소비를 크게 줄여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와 별도로 고농도 폐수를 고압으로 정화해 유가금속 회수 효율을 높이는 ‘고압 역삼투압(HPRO)’ 기반 수처리 시스템 개발도 병행 중이다. 기존 역삼투압(RO) 방식으로는 정화가 어려운 고염도 폐수를 저압으로 정화할 수 있는 독창적 기술로, 현재 특허 출원이 진행되고 있다. HPRO 기술은 약품을 통한 침전·여과, 고압 투석, 기계식 증기 재압축(MVR)을 연계한 폐수 처리 구조로 구성된다.에코프로에이치엔은 이번 기술이 이차전지 생산 공정 외에도 일반 산업용 폐수, 해양 이산화탄소 제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수처리 솔루션 사업을 통해 매년 약 5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박기범 에코프로에이치엔 사업총괄은 “이차전지 양극소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척수를 100%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확보했으며, 향후 타 산업군 기업에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