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최대 규모 행사로 알려진 ‘2025 포항국제불빛축제’가 개막 당일 전격 취소되면서, 지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축제 예산만 무려 24억 원이 투입된 행사지만, 기상 악화라는 이유로 행사 시작 불과 몇 시간 전 취소가 통보됐다.    이로 인해 수많은 지역 상인과 관광객들이 큰 혼란과 손해를 입은 가운데, 포항시의 위기 대응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국민의힘 포항시 남구 시·도의원 10여 명은 23일 공동 성명을 내고, “포항시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명확한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즉시 내놓아야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 포항시 행정은 마치 하늘만 쳐다보며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이번 불빛축제는 포항시가 도시 브랜드 강화를 위해 해마다 개최해 온 대형 축제다. 시에 따르면 불빛축제는 6월 22일 저녁 개막 예정이었으나, 오후 들면서 내려진 호우주의보 통보에 따라 당일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행사 당일 현장에서 발표돼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이 허탕을 쳤고, 지역 상인들은 미리 확보해 둔 식자재와 재고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한 상인은 “축제 특수를 노리고 수백만 원어치 물량을 확보했는데, 하루아침에 전부 손해를 보게 됐다”며 “시로부터 사전 통보나 대안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성명을 발표한 시의원들은 “포항시 축제 중 가장 큰 행사임에도 책임자 누구도 사과하거나 설명에 나서지 않았다”며 “이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행정이냐”고 꼬집었다.포항 남구 지역에서는 이 같은 행정 미비가 이번만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몇 달 전 열릴 예정이던 ‘구룡포 해양미식축제’는 인기 트로트 가수 이찬원의 출연이 갑자기 취소되며 팬들의 원성을 샀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축제를 외면했다.또 다른 논란은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사업이다. 총 100억 원이 투입된 사업이지만, 준공 1년이 지나도록 시설이 개장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부식과 파손이 진행 중”이라며 “시민 혈세 100억 원이 들어간 사업의 결말이 이 모양이냐”고 질타했다.이들은 성명을 통해 “남구에 예정됐던 사업과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다”며 “시 행정의 중심에서 남구가 소외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 마지막엔 “남구는 호구인가”라는 격한 표현까지 담겼다.의원들은 “지금 상태로는 APEC 연계 불빛축제도 신뢰할 수 없다”며 “안전 핑계만으로 매번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행정은 더는 시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축제 취소로 인한 지역경제 타격 최소화를 위해 소상공인 등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후속 대책 추진과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 할인 프로모션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지역경제 회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라고 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